‘박스 단위로 음식을 대량 구매해 작게 나눠 저렴한 가격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판매하면 어떨까’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해 미 전역 45개 주에 걸쳐 매달 60만개 이상의 상자를 유통해온 조지아의 비영리단체 ‘엔젤 푸드 미니스트리’의 대표 부부가 다음주 법정에 선다.

17년 전 웨슬리 조셉, 린다 윙고 부부에 의해 창립된 ‘엔젤 푸드 미니스트리’는 교회를 기반으로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를 통해 자원봉사자들이 저렴하게 음식을 판매하고, 동참하는 교회에서 한 박스 당 1불의 도네이션을 받아 운영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역할을 감당해 왔다.

백악관에서는 신앙을 기반으로 한 비영리 단체와 정부기관의 효과적인 협력모델로 엔젤 푸드 미니스트리를 주목하고 2008년에는 그 성과를 인정해 미 농무부로부터 약 700만불의 대출과 기금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셉 목사’와 ‘린다 목사’는 사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가면을 쓰고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급급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엔젤 푸드 직원들과 가족을 동원해 정부 기금과 대출, 그리고 독지가들의 도네이션 가운데 수백만 달러를 빼돌려 호화로운 생활과 도박 등에 탕진한 것이다.

9일 AJC 보도에 따르면 조와 린다 윙고 부부와 그들의 자녀 앤디 윙고, 그리고 엔젤 푸드의 전 직원인 해리 마이클스는 연방 조사기관에 의해 무려 49개의 혐의로 고소당해 법정에 서게 된다. 이들 네 명은 다음주 메이컨 소재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지만, 무죄를 주장할 것이라고 AJC는 예상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윙고의 가족들은 엔젤 푸드의 기금을 사용해 28만 불을 다운페이하고 항공기 Beechjet 400A를 구입했으며, 또 다른 다운페이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한편, 6만 5천불 상당의 클래식 자동차도 사들였다. 또 자신들의 비영리기관에서 148만 불을 끌어와 자신들과 다른 이들에게 보너스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검찰 관계자를 밝혔다.

이외에도 2006년 2월, 이틀 동안 기금을 흥청망청 사용했는데 조 윙고가 한 휴양지에서 5천 불 이상을 사용했으며, 두 달 뒤 한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보석을 사는데 5천 4백 불을 사용했다. 린다 윙고는 같은 해 옷과 가전제품을 사는데 1만 5천불 이상을 쓰기도 하는 등 저렴하게 음식을 구입해야 하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배려와는 상반되는 행동을 일삼았다.

이들의 행태는 결국 안에서부터 꼬리를 밟혔다. 엔젤 푸드 이사회에 속한 두 명의 이사는 이들을 고소했으며, 이 사건은 연방정부 기관인 FBI와 IRS로 넘어가 조사가 진행됐다. 결국 엔젤 푸드는 지난 9월 문을 닫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이들이 비영리단체의 기금을 유용한 방식은 다양한데 그 중 하나는 엔젤 푸드의 거래처와 납품업체에게 뇌물을 요구해 챙기는 한편, 거래처에서는 부풀린 금액의 청구서를 엔젤 푸드로 보내 돈을 받고 그 차액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또한 윙고 부부를 포함해 자신들의 지시대로 따르는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기도 했다.

엔젤 푸드의 가장 큰 납품업체였던 J &W Foods의 빌 에스킨스는 위 같은 방식으로 윙고 부부와 손잡고 기금을 유용했으며, 이외에도 더 많은 혐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 대해 조지아 스테잇 유니버시티의 비영리기관 연구소 데니스 영 원장은 “이번 혐의가 사실이라면 비영리단체의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엔젤 푸드 스캔들로 인해 비영리 단체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서 기반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하나의 썩은 사과가 상자 전체를 망가뜨린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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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질푸드미니스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