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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다음카카오가 수사기관의 '감청 영장' 집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힘에 따라 파장이 일고 있다.

통신비밀보호법상 수사기관의 감청 대상에 해당하는 범죄의 종류는 엄격히 한정돼 있다.

형법상 내란·외환, 살인, 체포·감금, 약취, 유인·인신매매, 강간, 추행 등과 마약,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뇌물, 상습강도·절도, 보복범죄, 군(軍)형법상 반란·이적, 항명, 항복·도피, 폭행·협박·상해·살인, 지휘권 남용, 국가보안법 위반 등 대체로 중범죄가 속한다.

때문에 검찰이 감청 영장을 청구하는 경우도 드문 편이다. 감청영장 청구 건수는 2010년 112건, 2013년 158건, 올해 6월 현재 89건으로 일반 압수수색 영장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

최근 가장 논란이 일고 있는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죄는 감청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검찰의 영장 청구 자체가 불가능하다.

감청 영장 집행을 거부할 경우 수사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하지 않을 수 없다.

수사기관으로서는 간첩 사건이나 마약, 납치 등 중요 범죄에 대한 수사에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전체 인터넷 감청 중 95% 가량이 국가보안법 사건을 담당하는 국정원에서 이뤄진 점에 비춰보면 공안 사건 수사의 상당한 공백은 불가피하다.

또 감청 대상 사건인 살인이나 감금, 인신매매, 절도, 보복범죄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범죄에 대한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군다나 다음카카오가 수사기관의 편의를 위해 암묵적으로 협조해온 감청 영장의 잘못된 관행을 끊기로 한 것도 수사의 동력을 일정부분 떨어뜨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법원 판례에 비춰볼 때 감청의 개념은 '완료된 내용이 아닌 송·수신이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만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다음카카오는 감청 영장을 제시해도 '전기통신 압수수색'과 효력이 같은 '완료된 송·수신 정보' 자료를 제공해왔고, 결국 기존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지 않기로 방침을 바꿨다. 암암리에 감청 영장으로 압수수색과 동일한 효과를 본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 밖에 없다.

또 다음카카오가 별도의 감청장비를 운영하지 않거나 수사기관에 제공하지 않기로 한 점도 감청 영장의 집행 실효성을 더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다음카카오가 내부의 시스템 체제를 변경해 통신내용의 보관 기간을 단축한 것도 수사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카카오가 앞으로 통신 내역을 2∼3일만 저장키로 방침을 계속 유지하는 이상 검찰은 2~3일 단위로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검찰이 감청 대신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더라도 영장 청구단계부터 발부, 집행하는데 2∼3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검찰로서는 강제 집행이 가능한 영장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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