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 ⓒPremier.gov.ru

러시아로 귀속된 크림반도에서 종교 기관들이 새롭게 부과된 러시아 정부의 제재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 

미국 에큐메니컬 뉴스는 1일(현지시간) 노르웨이의 종교자유 옹호단체인 포럼18(Forum 18)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이 자료는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합병된 지난 3월 이래로 우크라이나 정교회, 이슬람, 여호와의증인 등의 종교 시설들과 소속 교인들이 러시아 당국의 폭력에 시달려 왔다고 고발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정교회 사제 10명 중 5명이 강제로 추방당했으며, 교회 두 곳이 폐쇄됐다고도 자료는 밝혔다. 크림반도 합병 이후에 우크라이나 정부에 등록되어 있던 이곳의 1,546개 종교 시설들이 러시아 정부에 재등록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이 가운데 크림반도 출신이 아닌 우크라이나 정교회 사제의 경우에는 3개월마다 한 번씩 등록을 갱신해야 하며, 재등록 전까지 1개월간은 크림반도를 나가 있도록 강제 조치가 취해졌다는 것이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 해체와 우크라이나 독립 이래로 크림반도에는 우크라이나 정교회에 속하는 키에프 교구와 러시아 정교회 쪽인 모스크바 총대주교 관할 교구가 함께 존재해 왔으나, 모스크바 교구는 키에프 교구를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 정교크림반도 합병은 이 지역 정교회 교인들 간의 갈등을 심화시켜 왔다.

양 교구의 갈등은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귀속된 이래로 악화되어 왔으며, 키에프 교구는 합병 이후 자신들에 대한 차별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큐메니컬 뉴스는 지난 4월에도 크림반도 키에프 교구 교인들의 상황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키에프 교구 지도자인 클리멘트 추기경은 "많은 교인들이 크림반도를 떠나고 있다. 우리 교회들은 러시아법이 인정하지 않는 교회이기에 언제 길거리로 내던져질지 모른다"고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포럼 18의 자료는 이러한 우려가 실제가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키에프 교구의 사제들은 모스크바 교구가 자신들에 대한 탄압에 맞설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원래부터 갈등 관계에 있었을 뿐 아니라, 특히 모스크바 교구가 소속된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에 있기에 키에프 교구에 대한 당국의 압력에 굳이 목소리를 내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러시아 #정교회 #박해 #블라디미르푸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