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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을 부리는 여인'

19세기 후반의 프랑스 화가 앙리 루소(1844~1910)가 화가 로베르 들로네(1885~1941)의 어머니를 위해 그린 작품이다. 파리 식물원을 무척이나 좋아한 루소가 이 식물원 온실의 인공 정글을 보고 상상으로 만들어낸 숲 속에 뱀을 부리는 여인이 서 있는 모습이다.

107년이 지났지만 그림은 여전히 신비롭고 반짝인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했던가. 루소는 사라졌지만 이 그림, 대한민국 서울에서 그야말로 환대를 받고 있다.

이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3일 개막하는 기획특별전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 오르세미술관'에 나온다.

전시장에는 '뱀을 부르는 여인'을 비롯해 클로드 모네(1840~1926)의 '양산 쓴 여인'(1886), 폴 고갱(1848~1903)의 '노란 건초더미, 황금빛 수확'(1889),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시인 외젠 보흐의 초상'(1888), 폴 시냐크(1863~1935)의 '아비뇽 교황청'(1909) 등 회화와 사진, 드로잉, 공예품 175점이 걸린다.

전시를 위해 방한한 기 코즈발 오르세미술관장은 "'뱀을 부리는 여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오르세미술관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어서 외부 반출이 안 된다. '뱀을 부르는 여인'은 한국 전시를 위해 반출금지 목록에서 해제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 동안 전 세계 관람객들이 '뱀을 부르는 여인'을 보기 위해 오르세미술관을 찾았는데 한국 전시 때문에 당분간 못 보게 돼 안타깝다"며 웃었다.

이번 전시와 관련해서는 "후기 인상주의 작품을 훑어볼 수 있는 예술작품이 들어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굉장히 수준 높은 작품들"이라며 "오르세미술관 소장품의 모든 예술적 표현들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이 모두 들어왔다는 점에서 특별한 전시"라고 설명했다.

인상주의 이후 예술사적 변화와 함께 파리의 도시문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박물관 측은 "모네의 후기 작품에서부터 광학적 시각을 반영한 신인상주의, 도시와 문명을 떠나 원시적 삶을 찾아 나선 고갱과 퐁타방파, 독자적 세계를 찾아 나선 반 고흐와 세잔을 비롯해 세기말적 시각을 반영한 상징주의 화가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개성 넘치는 화가들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인상주의를 넘어 강렬한 색채와 평면적인 화면으로 자연의 구조와 원시적 삶,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그린 이들의 작품은 근대미술에서 현대미술로 미술사적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건축 드로잉, 사진 등을 통해 19세기에 새롭게 정비되기 시작한 파리의 모습도 보여준다.

흔히 아름다운 시절(벨 에포크)로 불리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제작된 초상화와 드로잉, 아르누보 공예품들은 이 시기 파리인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화폭에 담긴 파리인들의 거리의 삶, 근대성의 상징으로서 에펠탑이 지닌 다양한 모습을 포착한 작품 등도 있다. 전시는 8월31일까지다. 02-325-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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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도시파리의삶과예술 #오르세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