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총회(The Sunday Assembly)'의 무신론 예배의 모습. ⓒ더 블레이즈(The Blaze) 보도화면 캡처.

영국에서 시작된 '하나님 없는 교회(godless church)'가 현지에서 급격히 수를 늘려가고 있는 데 이어 미국과 호주에까지 진출해 우려를 낳고 있다.

15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일요총회(The Sunday Assembly)'는 언뜻 보면 여느 기독교 교단의 이름 같지만 사실은 하나님과 천국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들의 단체다. 이 단체는 기독교 교회 대신 '하나님 없는 교회'를 주장하는 '무신론 회당'을 영국 내에 세우고 있다.

이 곳에서는 사람들이 한달에 한번 주일에 모여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찬양을 부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대신, 강연을 듣고 노래를 부르고 삶의 경이로움을 찬미한다.

8개월 전 첫 회당을 세운 이 단체는 짧은 시간 안에 영국 전역의 20개 도시에 지성전 개념의 지역 회당을 추가로 개척했으며, 미국의 뉴욕과 샌디에고, 시드니의 멜버른에까지 회당을 열게 됐다. 뉴욕에 세워지는 회당은 빠르면 이 달 29일에 첫 무신론 '예배'를 드리게 된다.

단체측은 '하나님 없는 교회'를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에 1천 개 이상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일총회'는 영국의 무신론자 코미디언인 샌더슨 존스와 파이파 에반스가 창립했다. 그들은 공식 사이트에 올린 총회 헌장을 통해서 "우리는 무(無)에서 태어나 무로 돌아간다. 이러한 삶을 함께 즐기자. 어떤 교리도 경전도 없으며 우리는 모든 것들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신은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일요총회는 사랑과 긍휼의 집이며 여러분이 어떤 상황에 있든 환영받고, 용납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곳이다"라고도 밝히고 있다.

일요총회의 소속 회원들은 한편 기독교에서 미션 스쿨을 세우는 것과 흡사하게 자신들의 단체의 사상에 따라 교육하는 무료 학교를 세울 계획도 세우고 있다. "언젠가 기독교인들이 자녀들을 이 학교에 보내기 위해 무신론자인 것처럼 속이는 날"이 오리란 기대 속에서다.

종교 전문가들은 이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종교의 본질보다는 종교적 양식에 흥미를 느끼는 데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종교계 싱크탱크인 테오스(Theos)의 선임 연구원 닉 스펜서는 가디언에 "종교적이기는 거부하나 전통적인 종교적인 양식은 유지하기 원하는 이들이 뚜렷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점차 유사종교화되어가는 무신론 운동에 대한 기독교계의 주의와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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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없는교회 #무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