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군수 함명준)의 주관으로 열린 이 개관식에는 선교사 후손인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과 김정석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대한결핵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셔우드 홀 문화공간’은 조선의 여성과 약자, 결핵 환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선교와 의료봉사를 펼친 홀 선교사 일가의 삶과 정신을 기념하는 공간이다.
로제타 홀은 미국 북감리회 소속 여성 의료선교사로, 1890년 제물포항을 통해 입국해 여성 전문병원 ‘보구녀관’의 병원장으로 사역을 시작했다. ‘보구녀관’은 한국 최초의 여성 전문병원으로, 미 감리회 여성해외선교회 후원으로 설립됐다. 이후 본국에서 약혼했던 윌리엄 제임스 홀 선교사와 조선에서 결혼했지만, 평양에서 의료선교 활동 중 남편이 병사하는 아픔을 겪었다.
로제타 홀은 평양에 맹아학교를 세우고 점자를 도입해 특수교육에 앞장섰으며, 한국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를 양성해 여성 의료의 문을 열었다. 1921년에는 인천에 ‘인천부인병원’(현 인천기독병원)을 개원했다. 그녀의 선교 활동은 의료뿐 아니라 조선 여성의 인권과 교육 향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아들 셔우드 홀 역시 의료선교사의 길을 이어받아 결핵 퇴치를 위한 ‘크리스마스 씰’을 1932년 처음 발행하며 모금 활동을 벌였다.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위한 의료 사역에 헌신했으며, “이방인이 아니라 고통받는 조선 백성에게 빛을 선물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조성된 ‘셔우드 홀 문화공간’은 고성군이 2019년부터 착수한 프로젝트로, 과거 셔우드 홀이 결핵 퇴치를 위해 원산에 마련했던 가옥의 대체 공간이다. 해방 이후 김일성 일가가 사용하며 ‘김일성 별장’으로 알려졌으나, 고성군은 본래 이 건물을 마련한 이가 셔우드 홀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복원과 재조명에 나섰다.
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자료 수집에는 로제타홀기념관(인천)과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고성감리교회 등이 협력했다. 로제타 홀 일가의 무덤이 있는 서울 양화진도 이번 프로젝트와 연계했다.
개관식에서 축사한 김정석 감독회장은 “로제타 홀은 여성의 권리 신장과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도입과 최초의 여의사 배출에 앞장섰다. 셔우드 홀은 결핵 치료를 위한 ‘크리스마스 씰’을 처음 도입한 선교사로, 고통받는 백성에게 복음과 사랑을 전한 진정한 선한 이웃이었다”고 전했다.
함명준 고성군수는 기념사에서 “로제타 홀의 삶을 다룬 책을 반복해 읽으면서, 그가 단순한 의료인이 아닌 인류애의 상징임을 확신했다”며 “이 문화공간이 선교와 인권, 사랑의 유산을 미래세대가 기억하게 해주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로제타 홀과 셔우드 홀을 포함한 가족 다섯 명 모두는 서울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함께 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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