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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식 한일장신대 교수가 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재앙에 가까운 오늘날의 기후위기 현상을 짚으며 그 근본적 원인을 "현대판 바벨탑인 거대도시의 밀집된 욕망"으로 꼽았다. ©차정식 교수 페이스북 캡쳐

차정식 한일장신대 교수가 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재앙에 가까운 오늘날의 기후위기 현상을 짚으며 그 근본적 원인을 "현대판 바벨탑인 거대도시의 밀집된 욕망"으로 꼽았다. 차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 '기후변동 단상'이란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며칠 전 금오도 앞바다에서 제주도 바다에서나 잡히는 자리돔을 너댓 마리 잡았다. 청산가리 100배의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을 뿜는 아열대성 파란고리문어가 울산, 부산 기장, 여수, 남해 앞바다 등 동해와 남해에서 최근 연달아 발견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가 하면 섭씨 50도에 근접하는 폭염으로 밴쿠버를 비롯해 캐나다 서부지역에서 800명이나 죽었다는 소식도 어제 긴급히 타전되었다. 이 재앙을 목격한 한 논평자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현실을 경험하는 것 같다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고 했다.

환경재앙이 지구촌 공통의 문제라는 점에 두루 동의하고 있다고 밝힌 차 교수는 "그 가장 큰 원인으로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과 자연생태계의 무분별한 파괴가 거론된다.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유엔과 세계 강대국의 정치지도자들이 회동하며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해타산 차원에서 계산할 게 많은 임기 4~5년의 이런 몇몇 사람들이 현재 상황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 같다"고 했다.

또 "국제적으로 무슨 대책이 마련돼 합의를 보았다고 해도 78억의 세계 인구가 골고루 성실하게 동참하지 않으면 그림 속의 떡에 불과할 것이다. 특히 고도화된 과학기술을 앞세워 선진문명을 일구어온 강대국의 발본적 성찰과 과감한 역전의 행동 없이 아무리 논의가 무성하고 산뜻한 대책이 제출되어도 급속으로 무너져가는 지구촌의 생태환경과 기후변동의 재난을 멈출 수 없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차 교수는 그러면서 "아마도 내가 속한 세대는 그럭저럭 견디며 한평생 눈치껏 생존해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내 자식들과 그 후손이 겪어나갈 미래의 환경은 숱한 우여곡절의 고난과 역경이 눈에 훤하다. 국민소득의 증대와 함께 연봉이 높아지고 복지지출이 많아져도 미세먼지 자욱한 대기 속에 행복하게 숨쉴 수 없고 예기치 못한 환경재앙으로 불안 속에 숨죽이며 살아간다면 그 삶의 질은 얼마나 비참하겠는가"고 우려했다.

차 교수는 기후변동의 근본적 원인이자 문제를 "현대판 바벨탑인 거대도시의 밀집된 욕망이다"라고 했다. 그는 "거기 모여 서로 치고받고 위로 올라가려 발버둥치는 도시형 인간의 해체와 함께 사방의 빈 공간으로 바지런히 흩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추상적 앎과 자폐적 정서의 체계 안에 포박돼 머리만 쓰는 인간형에서 몸을 쓰며 땀 흘려 노동하는 원시적 체질의 인간형으로 자기 변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호모 사피엔스 문명의 시작이 있었으면 그 종말도 언젠가 도래할 것이다. 그 종말의 도래를 늦추기 위해 어떤 특단의 정치와 정책이 필요하고 일정한 수준의 경제력도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긴요한 건 생활의 세세한 습관과 과감한 체질의 변혁, 그 꼭두서니에서 사람들의 정신을 선도하는 어떤 고급한 문화적 가치가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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