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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밤을 걷는 기도』 ©두란노

고통의 문제를 심도 있게 해부해 온 명작가 필립 얀시와 탁월한 설교가이자 17세기 영국 최고의 시인 존 던이 만났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길고 어두운 밤에 들어섰을 때, 필립 얀시는 약 400년 전 원고로 돌아가 도움을 청했다.

거기서 그는 지구적 차원의 팬데믹을, 아니 다른 그 어떤 위기라도 함께 헤쳐 나갈 믿음직한 동반자를 발견했다. 존 던의 고전에서 이 시대 그리스도인의 살길을 찾는다. 신간 『한밤을 걷는 기도』(두란노)에서 저자 필립 얀시는 17세기 팬데믹 상황으로 돌아가 영국 최고의 시인 존 던이 병상에 누워 하나님 대면 기록을 남긴 것을 조명한다.

병상에서 사람들의 죽음을 알리는 교회 종소리를 한 달 동안 들으며 써 내려간 존 던의 적나라한 기도 일기에 다름 아니다. 《비상시의 기도문》은 후대에까지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 하나님을 향해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언어로 쏟아 낸 기도 일기는 "인간은 아무도 섬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종이 울리는지 알려 하지 말라. 종은 그대를 위해 울리는 것이다" 등 영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문장도 낳았다. 2017년,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이 선정한 '역대 최고 논픽션 100권'에 오르기도 했다.

존 던의 《비상시의 기도문》을 다시 꺼내 읽고 큰 통찰을 얻은 필립 얀시는 존 던의 사색을 토대로, 혼돈에 빠진 이 시대를 위로하고 일깨울 묵상집을 기획했다.

검증된 고전을 이 시대 언어로 풀어 쓴 이 새로운 에디션은 이 시대의 상황과 놀랄 만한 연관성을 보여 주며, 현재 우리가 던지는 질문과 비슷한 문제들로 씨름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가?" "하나님은 질병을 형벌로 쓰시는가?" "평안과 위로를 찾을 방법은 무엇인가?"

이 책은 시대를 뛰어넘는 던의 사색에 얀시의 현대적 해설을 더해, 우리에게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에 관한 보편적 진리를 제시한다.

"고통 때문에 힘들 때 제가 당신을 바라보게 하시고,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님을 고통이 드러낼 때 하나님이 제 전부이심도 깨닫게 하소서. ...(중략)... 제 눈을 열어 이 질병의 의미를 보게 하소서. 제가 이것을 징계의 언어로 읽을 때, 다른 언어로 번역해 자비라고 읽도록 허락하소서. 당신의 자비와 징계, 둘 중 어느 것이 원래의 주요 메시지이고 어느 것이 인간의 눈으로 번역한 것인지는 죽는 날까지 결론을 내릴 수 없을 것입니다. 죽음이 분명히 징계처럼 느껴져도, 제가 당신 안에서 죽고 그럼으로써 저를 위해 죽으신 그분과 연합하는 일은 당신의 자비를 알리는 무엇보다 큰 증거이기 때문입니다."(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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