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과 골방
광장과 골방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신뢰도가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사회의 신망을 잃어버린 과정을 크게 두 흐름으로 조망한 책 『광장과 골방』(지은이 장동민, 새물결플러스)이 출간됐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교회가 영광을 잃어버리는 과정을 두 흐름으로 복기(復碁)해본다. 첫째, 한국교회는 광장(廣場)으로 나아가기를 두려워했다. 학자들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공공성을 상실했고, 저자의 언어로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지 못했다. 본래 기독교는 광장의 종교다.

온갖 이념과 철학과 종교와 세계관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광장으로 나와서, 이들을 무장해제시키고, 가면을 벗기고, 그리스도의 발 앞에 무릎 꿇리는 것이 기독교다. 그러나 교회는 한 세대 이상 반공주의·시장 경제·국가주의와 영합하여 체제의 일부가 되었다는 진단이다.

체제의 주류 편에 서서 재물과 권력이 주는 달콤함에 안주했을 뿐, 그 체제의 뒷골목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로하거나 자비를 베풀거나 정의를 되찾아주지 않았다. 시대의 과제를 외면한 기독교는 시대로부터 외면당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둘째, 한국교회에서 영광이 떠난 것은 골방에서의 은밀한 기도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골방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나 영혼을 찌르고, 오물을 뒤집어쓴 비참한 자아가 드러나며,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의 강물에 침잠하게 된다. 골방의 기도를 통해 성경의 관점과 세상의 문제들이 분석되고 종합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어둠 속에 샛별이 떠오르는 것처럼 나의 마음에 또렷한 음성이 들리는 체험을 한다. 이 체험이 성도를 영광스럽게 하고 기품 있게 하고 힘 있게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광장과 골방이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광장은 진보주의자들의 무대고(2020년 전광훈 목사의 정치 참여는 진정한 의미의 광장이 아니다), 골방은 보수적 기독교인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둘이 분열된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저자는 골방의 기독교는 광장을 지향해야 하고, 광장의 기독교는 골방을 사모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골방에서 얻은 통찰을 광장에서 펼치며, 광장에의 참여에서 알게 된 시대적 고민과 죄악을 골방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고통으로 몰아넣었던 1년 동안 일어났던 주요 사건들을 공공신학의 입장에서 숙고한 결과물이다. 코로나19의 의미와 기독교인의 할 일, K-방역을 통해 본 우리 사회의 미래, 공정(公正)을 둘러싼 일련의 논의들, 전광훈 목사 사태에 대한 해석, 난항을 겪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차별금지법 발의, 사회적 거리두기의 의미 등을 다뤘다.

저자 장동민은 서울대학교 철학과(B.A.)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했고,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에서 역사신학으로 신학석사(Th.M.)와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남부전원교회와 백석대학교회(서울) 담임목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백석대학교 교목부총장으로 학원 복음화의 일선에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박형룡의 신학연구』(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신학의 심포니』(이레서원), 『박형룡』(살림), 『대화로 풀어본 한국교회사 1, 2』(부흥과개혁사), 『예연』, 『구약의 기도』(이상 UCN), 『우리 시대를 위한 십계명』(대서), 『포스트크리스텐덤 시대의 한국 기독교』(새물결플러스) 등이 있다.

채영삼 백석대학교 신약신학 교수는 "한국교회에 대해 절망하면서도 희망을 제시하려는 저자의 몸부림을 통해 유다 백성들을 향한 예레미야의 심정 같은 것이 느껴졌다"며 "한국교회가 저자가 부록에서 제안한 "한국 기독교 사회 선언"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재의 한국교회는 골방에서도 광장에서도 방향을 잃은 듯하여 답답하기만 하다. 아무쪼록 한국교회의 기독교인들이 이 책을 읽고 저자가 경험한 골방과 광장을 공유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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