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 선거가 야당인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났다. 국민의 힘은 전임자의 성범죄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뿐 아니라 여타 재선거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둠으로써 1년 뒤로 다가온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반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 제1,2 광역단체장을 모두 야당에 넘겨줌으로써 향후 정국 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을 뿐 아니라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과 임기 1년을 남긴 대통령의 레임덕 가속화 등으로 당분간 내홍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하리라는 것은 이미 선거 직전에 여러 차례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로 볼 때 어느 정도는 예상됐던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압도적인 표 차이로 야당이 승리를 거두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야당 스스로도 시인했지만 국민의힘이 뛰어나게 잘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드러난 오만과 독선, 무능, 위선에 국민들이 회초리를 든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이번 4.7 재보궐 선거 직전까지 전국적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4연승을 거두었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80석 가까운 의석을 차지해 개헌을 빼고는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의회 입법 권력을 손에 쥐었다.

그러나 그것이 독배였다. 국회 모든 상임위를 독차지하고 입법 독재의 칼을 제 맘대로 휘두를 때는 이런 결과가 닥치리라고는 조금도 간파하지 못했을 것이다. 소주성, 인국공, 조국 사태로 젊은이들을 절망에 몰아넣고도 반성하기는커녕 “철이 없다”는 식으로 남 탓하기에 바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남에겐 추상같은 공정의 잣대를 들이밀고, 자기 편의 부정엔 눈감는 위선에 ‘촛불정권’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젊은이들이 제일 먼저 분노하고 등을 돌렸다. 선관위가 여당을 연상시킨다며 선거 금지어로 규정한 ‘내로남불’은 문 정권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버렸다.

국민을 분노로 들끓게 한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선거 직전 터져 나온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지 못하게 하겠다고 큰소리 치더니 정부의 공직자와 여당 의원들은 뒷구멍으로 몰래 투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국민의 공분도 폭발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겉으로 드러난 문제일 뿐이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번 보궐선거가 여당 소속의 단체장들의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당헌을 고쳐 후보를 내고 선거전에 뛰어든 그 뻔뻔함과 위선에 있다.

그것뿐이 아니다. 정부 여당은 선거 직전에 20조 원의 재난지원금을 풀고 그것도 모자라 교사·군인 상여금을 당겨서 지급했다. 박영선 후보는 서울시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씩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180석 거대 여당이 지난 총선에서 덕을 톡톡히 봤다고 판단해 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꺼낸 돈 선거는 이번에는 약발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유권자를 우습게 보느냐며 지지층마저 돌아서게 만들었다. 그 결과가 선거 참패로 돌아왔다.

그러나 야당이 1,2위 광역단체장을 석권했다고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당은 선거과정에서 여론조사가 거듭 불리하게 나오자 야당에서 시장에 당선되면 대놓고 ‘식물시장’을 만들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흘렸다.

서울시의회 의원 109명중 101명이나 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오 시장의 처가 땅 의혹을 조사하는 ‘특위’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어쩌면 그 신호탄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도 선거기간 내내 야당 후보가 당선되어봤자 여당이 반대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부채질을 해댔다. 야당 시장의 발목을 끝까지 잡겠다는 뜻이다.

모든 것을 잃은 입장에서 정치적인 저항은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 만큼 신임 시장의 개혁과 변화의 의지와 책임이 더 막중해졌다고 볼 수 있다. 오세훈 시장은 당선 인사에서 故 박원순 전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의 업무 복귀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결자해지’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선거가 진흙탕, 네거티브로 흐르면서 정작 중요한 정책과 미래 청사진은 아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아무리 대한민국 제1,2위 광역시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더라도 1년짜리 시장이 뭘 하겠느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아무런 변화도 이끌지 못하고 시간을 다 흘려보낸다면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지지의 풍향계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교계는 故 박원순 전 시장에 의해 망가져 버린 서울시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찾아오는 일부터 시작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광장이 매년 동성애자들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있는 것을 본래의 목적대로 서울시민 모두의 휴식 공간으로 돌려주라는 것이다. 교계는 성소수자의 인권이 중요한 만큼 다수의 인권이 피해를 보는 일도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4.7 재보궐선거는 여야 모두에게 유권자의 표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따라서 지금까지 보여준 구태의연한 모습에서 탈피해 개혁과 자정에 박차를 가하지 않는다면 여든 야든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

정치권이 독선, 오만, 무능, 위선에서 탈피해 얼마만큼 ‘환골탈태’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권 재창출, 또는 정권 심판의 길이 갈리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재보궐 선거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email protected]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