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종교교회에서 제2회 감리회 개혁 심포지움이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전용재 목사) 개혁특별위원회(개혁특위)가 서울 종로구 사직로 종교교회(담임목사 최이우)에서 '감리회 개혁의 길을 묻다, 감독제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2회 감리회 개혁 심포지움을 진행했다.

이날 심포지움에는 죽림교회 김진형 목사와 전(前) 총회 FL 총대 하중조 장로가 주제발표를 했고, 이어 질의응답 및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김진형 목사는 '한국 감리교회 연회감독제와 감독회장제의 역사적 변천과 개선안에 대한 소고'라는 발제를 통해, 현 연회감독제와 감독회장제도의 폐지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회장 제도와 1인 감독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목사는 "연회감독제도는 한국감리교회 역사에서 총제적으로 실패한 제도로 폐기돼야 마땅하며, 따라서 연회감독제를 폐지한다면 연회감독 선거제도를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반면 감독회장 제도는 2년 겸임제와 4년 전임제를 채용하면서 유지하고 있으나 실제로 교역자 파송권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총회장이란 이름이 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한국감리교회 역사적 전통에서 '감리교회'란 이름의 상징적인 수장의 이름으로 1인의 감독을 유지하는 것도 절충안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감독회장을 1인의 감독으로 유지할 때 감독의 권한을 축소해 2년 겸임의 상징적인 영적 지도자로 그 권한과 직무를 한정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제2회 감리회 개혁 심포지움에 참석한 감리교회 관계자들.   ©이동윤 기자

김 목사는 현 연회감독제도 폐지 이유에 대해 "현행 감독제도는 한국감리교회 부패의 온상이므로 반드시 감독제도를 폐기해야 한다"면서 "한국감리교회의 대다수 목회자와 평신도들은 현행 감독제도의 부패에 공감해 제도의 개선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978년 연회감독제가 도입된 이래 한국감리교회는 지난 36여년 동안 막대한 비용을 소모했고, 공식적으로 선거에 든 비용 외에 선거권자들에게 뿌린 막대한 비용은 실로 막대할 것"이라며 "산술적으로 이런 비용을 다 고려하면 우리는 전략적인 선교지에 2년마다 최소한 10개 이상의 교회를 세울 수 있었던 기회를 다 허비했다고 볼 수 있으며, 2년에 10개면 1978년부터 2014년까지 36년이면 180여개 교회를 세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또 "감독회장 선거에 부정과 부패로 인한 개 교회와 감리회 예산의 막대한 예산낭비와 행정의 난맥상은 한국감리교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며 "그동안 감독선거 때문에 야기된 분열의 상처는 고스란히 떠안고 가고 있으며, 선거 후 되풀이되는 불복으로 인한 고소·고발로 감리교회의 대외 이미지는 씻기 어려운 상처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형 목사는 "감리교회의 감독제도는 이대로 둘 수 없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부패의 온상'인 감독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이번 개혁을 발판으로 한국감리교회는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다. 이대로 두면 계속 썩어 환부를 도려내기 불가능한 정도로 중한 상태가 될 것이다. 개혁특별위원회의 진지한 개혁의지가 반드시 좋은 열매를 맺길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김 목사는 이와 함께 "1980년 이후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대형교회의 등장이며, 대형교회는 본부의 선교와 교육 출판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총회 및 연회의 지원과 도움을 받지 않아도 가능하게 됐다"며 "대형교회 목회자는 높아진 교회 위상을 근거로 연회 감독과 감독회장에 선출됐고, 1980년부터 현재까지 한국감리교회는 대형교회가 주도권을 장악해왔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대형교회 목회자는 막대한 금권을 동원해 감독으로 선출돼 감독이란 명예를 얻을 수 있었다. 담임하는 교회에서는 목회를 세습하면서 한국교회의 부패를 더욱 부채질했다. 이후 연회감독괴 감독회장 선거에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권력다툼으로 한국감리교회는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고소, 고발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결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일시적으로나마 장로교회의 감리교회의 감독회장직을 대행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또한, 대형화된 교회 목사들의 자리다툼으로 변질돼 극심한 부패가 계속됐기에 현행 감독회장 제도의 명치과 직무에 대한 심각한 고려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연회 감독제 폐지와 1인 감독제 또는 1인 총회장제로 한다면, 1인 감독을 선출하기 위해 최대한 감리교회 교인들에게 선거원과 피선거권을 확대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선거원은 총회 대표가 한국감리교회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도록 성별·세대별·직능별 균형이 이뤄진 총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하도록 하며, 그러나 현행의 총회제도 안에서는 그 공정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우므로 '제비뽑기'의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하중조 장로는 '미국연합감리교회(UMC) 감독제도의 빛과 그림자'라는 발제에서 "UMC의 감독직은 교단의 꽃이며 교회와 감리교인의 대부(大父)와도 같다"며 "감독과 감리사는 특별한 사역을 위해 세워진 사역자이기 때문에 그들의 권위 뿐만 아니라 책무 또한 막중하며, 특권과 비례해 규제와 징벌 역시 삼엄하다"고 전했다.

하 장로는 "존경과 권위의 상징인 감독을 선출하는 선거가 우리나라처럼 금권선거가 되고 부정선거로 선출된 감독과 감독회장에 대한 신뢰상실로 이어지고, 교단재판을 넘어선 세상법정에서 감독회장 선출이 있을 때마다 재판이 벌어지는 일은 신성모독 가운데 최악의 신성모독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제가 섬겼던 UMC 교단 풍토에서는 상상도 못할 수치스럽고 추악한 죄악임에는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하 장로는 존경과 권위의 상징였던 미국 UMC의 장점 소개 뒤, 단점에 대해서는 오직 감독 선출권이 지역총회 참석하는 총대들에게만 주어졌던 점총대 숫자 결정은 연회의 교인 숫자와 목회자 숫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총대 숫자가 적은 연회에서는 선출된 감독후보가 당선되기 힘든 점을 들었다. 또 영적 지도력이 뛰어나고 설교에 감동이 큰 목회자의 경우, 대개 행정위주의 사역인 감독직에 큰 흥미를 갖지 못하고 감독직을 사양하는 경우가 많았던 사실도 '아쉬운 현실'이라고 하 장로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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