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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가장 진보적인 교단이라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에서도 여성 목사가 되는 과정과 이후의 처우 등 현실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양성평등위원회가 여성연대가 31일 '함께 배우면서 열어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2014 양성평등 정책협의회' 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장 내 전체 목사 중 단독목회를 하는 여성 목사의 비중은 5.34%에 불과했다.

이는 여성으로서 목사를 지망하는 사람이 적어서 생기는 문제는 아니였다. 이날 통계에 따르면 여성목사의 후보생 비율을 40%에 달하지만 목사안수 비율은 10.6%로 떨어졌다. 여성으로 목사안수의 필수 코스인 인턴과정을 거치기 어려운 현실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장 여교자협의회 총무인 이혜진 목사는 이날 '여성 목회의 현실과 전망'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인턴과정 수료를 위한 기회가 여성에 주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이 목사는 "어렵게 목사 안수를 받는데 성공하더라도 여성을 목사로 청빙하는 교회가 많지 않아 목회를 포기하고 진로를 바꾸거나 결혼하여 사모로 남기도 한다"고 여성 목회 현실을 설명했다.

현재 기장 교단 목사는 총 2,723이며, 그 중 여성 목사는 291명(10.6%)이다. 현직에서 목회하는 시무목사 2,023명 중 여성은 169명(8.3%)에 불과하다. 특히 여성목사 중 291명 중 108명(37.1%)이 무임목사로 열악한 현실 속에 사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에 어렵게 청빙이 되더라도 맡게 되는 영역을 대부분 제한 적으로 나타났다. 유치부와 어린이부, 새 교우 관리, 심방이나 봉사부 담당 등 한정적인 일과 보조적인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교회 중직자인 장로들은 여성 담임목사에 대해 찬성 46.1%, 반대 53.9%로 부정적 의식을 보였다. 여성을 교회 전체를 책임지는 담임목사로 청빙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반면 여성 부목사의 청빙의 경우 찬성률이 90.6%로, 교회에서 여성은 담임이 되기보다는 부교역자, 즉 보조자로 머무르는 것을 더 선호하고 있다.

이 목사는 이 같은 현실에 대한 대안을 "생명을 잉태하고 낳고 기르는 여성목회자들에 대한 충분한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이 목사는 출산과 육아로 목회의 공백 생기는 부분에 대한 교단 차원의 재정적 지원 정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여성 장로 현실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기장 여장로회 회장인 송경민 장로는 "교회 내외에서 장로의 직분에 합당한 신앙 훈련이 된 여성도를 양성해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봉사등 제한적인 사역으로 여성 성도들의 지도력 배양이 어려운 현실도 꼬집었다.

그는 여장로 배출을 위한 연대과제로 ▲여장로 세우는 일에 연대할 것 ▲목회자와 당회원들은 여장로를 세우도록 적극 요청할 것 ▲교회 내 양성평등 교육을 저변화하고 여신도회원들의 지도력을 키우도록 서로 도울 것 ▲롤모델이 될만한 여장로 선배들의 삶을 소개 할 것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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