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웃는 김순임 할머니의 모습   ©뉴시스

김순임(75·광주 서구) 할머니가 오는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명단에 포함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전남에서는 김순임(75·광주 서구) 할머니 가족만 포함됐다.

19일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에 따르면 김 할머니가 광주와 전남에서는 유일하게 오는 23~25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2차 이산가족 상봉 명단에 들었다.

남측이 선정한 상봉 대상자에는 광주와 전남지역 이산가족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 할머니의 큰오빠 김권수(82)씨가 북축 이산가족 상봉대상자로 선정되면서 64년 만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김 할머니는 오는 22일 강원도 속초로 이동한 뒤 방북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이후 23일 오전 속초를 떠나 강원도 고성을 거쳐 오후 금강산에 도착해 큰오빠와 3일 동안 11시간의 만남을 갖는다.

김 할머니는 "저녁에 잠이 안 올 정도로 긴장되고 설렌다"며 64년 만에 큰 오빠와의 만남을 앞둔 심정을 전했다.

그는 "내가 초등학생 때 생이별을 해 큰 오빠가 무슨 음식을 좋아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여든이 넘은 나이지만 건강을 챙겨서 오래오래 살길 바라는 마음에 홍삼과 상비약, 내의 등을 선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한 차례 이산가족 상봉 연기를 경험한 김 할머니는 "또 연기될까봐 걱정도 된다"며 "이번엔 꼭 금강산에 갈 수 있길 바란다. 북한 땅을 밟아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초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남 나주가 고향인 김 할머니는 3남2녀 중 셋째로, 위로 오빠 둘이 있고 아래로는 남동생과 여동생이 있다. 

지난 1950년 여름, 취직을 위해 상경한 김 할머니의 큰 오빠는 곧바로 6·25전쟁이 터지면서 소식이 끊겼다.

그 세월 동안 김 할머니의 어머니는 큰 아들을 잃었다는 슬픔에 화병이 나 돌아가셨다. 아버지 역시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큰 아들'을 찾았다. 둘째 오빠까지 세상을 떠난 현재 김할머니와 남동생, 여동생이 남한에 살아있으며 큰 오빠와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한편 우리측 의뢰에 따라 이뤄지는 20~22일 1차 상봉에서는 우리측 83명과 동반가족 60명이 북한에 있는 가족 180명을 만나게 된다.

2차 상봉이 열리는 23~25일에는 북측 의뢰자 88명이 김 할머니 가족을 비롯한 우리측 372명을 만난다.

2차 상봉에서 북측 의뢰자 가운데 90세 이상은 없고 80세 이상이 82명, 70~79세가 6명이다. 성별은 남성이 68명, 여성은 20명이다.

북측 최고령자는 88세인 권응렬, 김휘영, 박종성씨다. 2차 상봉의 우리측 최고령자는 94세인 이오순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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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