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국가, 서로 간섭해선 안 돼
특정 정당·정치 성향 절대화 안 돼
설교단, 정치단으로 바꾸면 안 돼
폭력과 불법을 용인해서는 안 돼

실명을 공개한 예장 고신 소속 목사와 교인 38명이 ‘교회의 정치 세력화를 우려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14일 한 일간지에 광고 형식으로 게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비상계엄과 탄핵 소추 이후 대한민국이 극심한 혼란과 갈등에 휩싸였다. 개신교회 일각에서 특정 정당과 정치 입장만이 옳다며 교회와 광장에서 부르짖고 있다”며 “그로 인해 복음과 교회를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 이를 심히 우려한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 나라는 국가와 정부를 통해 임하지 않는다”며 “예수님은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고 하셨다(요 18:36). 교회의 모든 사역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것이지 세상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 나라와 정치를 절대화하거나 우상화해서는 안 된다. 국가와 정부가 하나님 나라가 될 수 없다. 최근 개신교회 일각에서 하는 설교와 정치 집회는 세상 나라와 하나님 나라를 혼동함으로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한 “정교분리는 성경, 신앙고백, 역사의 가르침”이라며 “교회와 국가는 서로 간섭해서는 안 된다(마 22:21; WCF 31:4). 정교분리는 거룩한 교회를 타락한 세상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이다. 동시에 두 기관이 이 땅에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서로 협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어 “특정 정당이나 정치 성향만을 절대화해서는 안 된다”며 “교회 안에는 다양한 정치 성향의 교인이 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원수로 대하거나 악마화해서는 안 된다. 특정 정치 성향만이 옳다면, 세례 문답 시에 정치성향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설교단을 정치단으로 바꾸면 안 된다”며 “일부 목사들이 복음이 선포되어야 할 곳에서 정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설교단을 떠나 광장에서 정치를 하고 있다.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일이다(제3계명). 그리스도의 양 떼를 헤치고 나누는 일(겔 34장)”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폭력과 불법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작금의 국민 저항권이나 정의의 명분으로 폭력과 불법을 조장하고 옹호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법에 위반된다. 기독교 일각에서 용인하는 서부지방법원에 대한 폭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 사법부(헌법재판소,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개신교회의 정치세력화는 즉시 중단해야 한다. 하나님의 영광이 짓밟히고 복음이 훼손되고, 이 모든 피해는 한국교회 전체가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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