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박사
김명용 박사 ©기독일보 DB

‘죽은 자들은 잠들어 있는가, 아니면 천국에 있는가?’, ‘이 땅에서 의를 위해 살고 선을 위해 애쓴 사람들도 예수만 안 믿었으면 모두 영원한 형벌을 받아야 하는가?’… ‘죽음 이후’와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물음들이다.

김명용 박사(온신학아카데미 원장, 장신대 전 총장)는 17일 충남 대둔산 휴양림에서 열린 제49차 온신학회 정기학술 집중세미나에서 ‘죽음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가?’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물음들에 대해 강연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스도인의 죽음 이후

김 박사는 “그리스도인들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 기독교의 전통적인 답은 영혼의 천국행이었다. 이 답은 전적으로 옳다”며 “천국에 못 갈 수 있다는 신학 이론들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바울신학에 대한 새 관점 학파에 속한 신학자들이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구원의 확신을 흔드는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이라고 했다.

그는 “구원은 전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의 공로로 얻는 것이지, 인간의 선행이 연결되는 어떤 사건은 아니”라며 “우리의 구원은 ‘값없이’ 주시는(free gift) 하나님의 은혜(롬3:24)”라고 했다.

김 박사는 “하나님의 심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은혜의 심판이고 다른 하나는 정의의 심판”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이 받는 심판은 은혜의 심판이다. 이 은혜의 심판은 심판의 날이 감격과 감사의 날이 된다. 심판의 날,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죄악을 그리스도의 피로 씻어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잘한 것들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시고 상을 주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 심판에는 정의도 존재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신실하게 하나님을 위해 살다 간 사람과 온갖 악을 행하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 사람이 같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라며 “이 땅의 선행은 매우 가치가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선한 일에 힘쓰는 사람이다. 이 땅의 선한 일이 장래의 영원한 삶과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물은 하늘에 쌓아야 하고, 보물을 하늘에 쌓는 사람이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했다.

죽음에서 일어나는 부활

그렇다면 이렇게 죽어 천국에 간 자의 상태는 어떤 것일까. 김 박사는 “죽음에서 일어나는 부활 이론의 가장 강력한 성경적 근거”라며 고린도후서 5장 1~4절을 언급했다.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나니 과연 우리가 여기 있어 탄식하며 하늘로부터 오는 우리 처소로 덧입기를 사모하노니 이렇게 입음은 벗은 자들로 발견되지 않으려 함이라 이 장막에 있는 우리가 짐진 것 같이 탄식하는 것은 벗고자 함이 아니요 오직 덧입고자 함이니 죽을 것이 생명에게 삼킨 바 되게 하려 함이라”(고후 5:1~4)

김 박사는 “위의 본문에서 ‘벗은 자’라는 표현은 몸이 없는 영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장막’은 우리가 지상에서 입고 있는 육체일 것이다. 사도 바울이 고후 4:17에서 언급한 날로 낡아지는 ‘겉 사람’도 이 장막일 것”이라며 “그러면 하늘에서 ‘덧입는’ 것은 무엇일까? 덧입는 것은 이 땅에서 입고 있다가 벗어버린 이 땅의 육체와 대조되는 어떤 육체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땅에 있는 장막 집과 대조되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은 하늘에서 입게 되는 하늘의 육체(부활체로 추정됨)로 보는 것이 이 본문에 대한 바른 해석일 것”이라며 “고린도전서 15장에서 바울은 부활을 논하면서 하늘의 몸(고전 15:40)과 땅의 몸(고전 15:40)을 언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죽음에서 부활이 일어난다면 역사의 마지말 날, 최후의 날에 일어날 부활은 의미가 없는 것인가? 전통적으로 부활은 역사의 마지막 날 일어난다고 교회가 가르쳐왔는데, 그 부활이 죽음에서 일어난다면 마지막 날의 부활은 잘못된 것일까?”라고도 물으며 “아니다! 전통적으로 가르쳐온 마지막 날의 부활의 교리는 매우 중요하고 계속 강조해야 하는 교리”라고 했다.

그는 “그레스하케(G. Greshake)는 이 질문에 대해 죽음에서 성도들에게 일어나는 부활은 마지막 날 일어날 부활의 선취(Antizipation)적 사건이라고 바르게 언급했다”며 “예수님의 부활이 마지막 날 부활의 선취적 사건임과 마찬가지로 성도들은 죽음에서 이 선취적 사건을 경험한다”고 했다.

예수님을 믿지 않고 죽는 자들은?

그럼 예수님을 믿지 않고 죽는 자들은 어떻게 될까? 김 박사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믿지 않고 죽은 자들은 은혜의 심판의 대상은 아니”라며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하나님은 자비하고 은혜로우시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은혜로 심판하기를 원하신다. 그러나 은혜가 거부되고 있는 곳에는 아무도 억울하지 않는 정의의 심판이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하나님은 매우 공정하시고 정의로운 신이시다. 하나님의 심판에 억울한 심판은 없다”며 “이 땅에서는 선한 사람으로 가장해도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는 바울의 말씀은 인간의 죄악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이 땅에 과연 의로운 인간이 있을까? 예수 이름으로만 구원을 받는다는 말은 인간의 가면이 모두 벗겨지면 의로운 자가 없을 것이라는 점과 연결되어 있다”며 “하나님의 은혜의 심판을 받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예수 이름으로만 구원을 받는다는 것은 정의로운 심판을 넘어가는 하나님의 자비를 얘기하는 것이지, 선한 사람도 벌주기로 작정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그것은 결코 정의롭지 않는 독선적인 주장이 아니다. 그런데 의로운 자가 정말 있을까? 예수님께서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고 죄인을 부르러 왔다는 말의 의미를 깊이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의인들에게는 예수님이 필요 없고, 그런 까닭에 은혜의 심판도 필요 없다. 의로운 그들의 의를 드러낼 정의로운 심판이 필요하다”며 “아무도 억울하지 않은 정의로운 심판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땅에서 악만 행하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죽인 인간과 그래도 의롭게 살기 위해 애쓰고 이웃에게 선을 행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 똑같이 죄인이니까 똑같은 형벌을 받는 것일까? 아닐 것”이라며 “하나님의 심판은 매우 정의롭다.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 박사는 “태어나서 한 주만에 죽은 아이는 어떻게 되나?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죄 없는 자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분은 아니”라며 “하나님은 인생이 겪는 수많은 다양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정확하게 판단하신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나님은 인간의 모든 선행을 기억하시고, 기뻐하고 갚으시는 신”이라고 했다.

이 밖에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 박사 외에 원주희 목사(흐스피스사역)가 ‘준비된 삶 아름다은 삶’, 윤철호 교수(온시학회 회장, 장신대)가 ‘성서의 인간론’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강연했고, 이후 강연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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