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협 정기세미나
김판임 교수 ©노형구 기자

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회장 조성은, 가정협) 정기세미나가 16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 에이레네에서 ‘신약성서에서 나타난 코이노니아-초대교회 공동체 안에 나타난 코이노이나의 삶’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판임 교수(한신대 대우)는 ‘신약성서에 나타난 코이노니아’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김 교수는 “초대교회에서 ‘주 예수’와 ‘하나님 아버지’라고 고백하는 것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된다고 했다. 왜냐면 이는 당시에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고백이기 때문”이라며 “예수를 주인으로 모시는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가 교회”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신 공동체는 거룩한 가족이 된다. 세상에 위협이 되는 이러한 정체성을 갖고 시작한 것이 초대교회 공동체”라며 “그리고 함께 먹어야 가족이다. 상대방의 끼니를 해결해줬던 공동체가 바로 초대교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초대교회 노동자들은 매일 저녁때마다 모여 한 끼 식사를 함께 나누며 ‘거룩한 가족애’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삶을 돌봤다. 빵을 떼는 일과 친교는 함께가는 것”이라며 “사도행전 2장 42절에 따라 초대교회 공동체를 지키는 네 기둥은 ▲사도들의 가르침 ▲코이노니아(친교) ▲빵을 떼는 일 ▲기도”라고 했다.

김 교수는 “사도들의 핵심 가르침(디다헤)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사랑하셔서 십자가에서 못 박혀 돌아가셨고 부활하셨다는 것(고전 15:3-8, 롬 3:24-25, 롬 4:25, 롬 10:9, 살전 4:14, 롬 5:8) ▲세례(마 28:19-20, 고전 6:11)”라며 “특히 세례를 통해 교인은 과거 세상을 쫓던 가치관이 죽고 예수를 주(主)로 모시는 고백을 한다(롬 6:3-4). 또 사도들은 하나님을 아버지, 창조주, 심판주 그리고 우리의 고난에도 개입하셔서 구원하시는 분으로 가르쳤다. 이것을 빼놓고는 초대교회 공동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했다.

가정협 정기세미나
세미나가 열리는 모습.©노형구 기자

김 교수는 “코이노니아(교제, 사귐)는 공동체 유지의 기초인데, 먼저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중시한다.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서 죽고 부활하신 헌신을 토대로 성경 안에서 교제한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는 방식의 교제를 통해 공동체의 합일을 이뤄낼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당시 사회 문화적 배경을 제시하며 성경 말씀을 설명했다. 그는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구원을 얻으리라’(사도행전 16:3)는 당시 가부장제가 강했던 문화적 특성상 아버지의 믿음이 가족에게도 그대로 적용됐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했다.

또 “유대인들은 죽음이 낯선 개념이다. 반면 그리스 문화는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지혜를 추구했다. 헛된 죽음은 아무런 업적도 없이 사는 것이었다. 의미 있는 죽음을 권고했다. 일리야스의 ‘친구를 위해 죽다’, 소크라테스의 ‘법을 위해 죽다’ 등 의미 있는 죽음을 높이 평가했다. 그래서 그리스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는 말을 감동으로 받아들였고, 이것이 당대 유대인들보다 이방인들이 복음을 더 잘 받아들인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반면 “유대인들은 공동체 개념이 강했기에 그리스인 등 이방인들에게도 할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도행전에서 예루살렘 사도 회의가 열렸고 치열한 공방 끝에 이방인들에게 할례를 주지 않기로 했다”며 “코이노니아의 또 다른 특징은 자기를 낮추고 겸손해지는 것이다(요일 1:3, 요일 1:6-7, 고전 1:9 등)”라고 했다.

김 교수는 “초대교회의 특징은 콜라세이(빵을 나눔, 행 2:44-46, 고전 8:1-13, 롬 14:1-23)다. 빵을 나누는 일은 공동체 멤버들의 삶을 돌아보는 일이다. 교인들이 성가족 공동체의 형제자매로서 물질적으로 서로를 돕는 것이다. 매일 얼굴을 보면서 함께 먹는다. 이를 통해 서로의 삶을 돌보는 효과도 얻는다”며 “선심성의 구제사업이 아니라 공동체의 한 형제자매로서 하는 사랑의 행위다. 시혜가 아니라 상대방의 존엄을 지켜주고 배려하는 방식으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초대교회의 가장 큰 핵심은 프로슈케(기도)다. 기도는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지키고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일이다. 코이노니아의 기초(하나님과의 교제)를 유지하기 위함”이라며 “바울에게 구원이란 하나님과의 관계를 갖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는데 나는 하나님을 외면한다면, 바울 입장에서 구원받지 못한 삶이다. 그래서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통해 구원받는 상태 유지를 위해선 지속적인 기도가 필수”라고 했다.

특히 “진정한 코이노니아를 위해선 일상생활의 수다보다 형제자매를 진실로 위하는 마음이 담긴 말과 섬김을 하는 것”이라며 “또 상대방에게 되돌려 받으려는 태도를 지양하고, 상대방의 기쁨을 보기 위해 섬김을 해야한다”고 했다.

또한 “기도는 하나님께 달라는 내용보다 하나님의 뜻을 묻는 것이 더욱 성숙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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