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일 목사(범어교회 원로)
장영일 목사(범어교회 원로) ©대구성일교회 영상 캡처

제38회 동대구노회 주일학교연합회 교사부흥회가 대구성일교회에서 지난달 27일과 28일 양일간 진행되었다. 둘째 날인 28일 교사헌신예배에서 장영일 목사(범어교회 원로)가 ‘내게 하라고 주신 일’이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장영일 목사는 “교회의 모든 일을 섬길 때 내가 하고 싶어서 해야 하는지, 하라고 해서 해야 하는 건지 헷갈린다. 40년 전 한국 교회, 그 이전으로 올라가면 갈수록 목회자의 길은 정말 어렵고 힘든 길이었다. 주의 종, 목회자로 가려고 할 때 응원을 받으면서 가거나 하고 싶어서 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만약 하고 싶어서 했다면 하다가 도중하차를 많이 했을 것이다. 제 위의 어른 세대는 그것을 일컬어 소명 의식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신학교를 다닐 때 신학생들이 눈물을 펑펑 쏟으며 부른 찬송가가 있다.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주님이 가라 하는 곳에 어디든지 가겠다고 이 찬송을 부르며 눈물로 결단하고 헌신했다. 우리 세대는 신학생들의 공통된 기도가 어느 교회든지 처음 오라 하는 교회가 있으면 하나님이 가라 하는 줄 알고 가겠다는 기도였다. 강원도 골짜기든 전라도 어촌이든 오라고 하면 갔다. 가고 싶어서 하고 싶어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었다. 하라고 해서 가고 가라고 해서 갔다. 이 소명 의식, 다른 말로 이 사명 의식이 오늘의 한국교회를 세워왔다”고 했다.

장 목사는 “우리 어른들이 젊은 세대와 전혀 다른 한 가지 믿음이 있는데, 그게 바로 소명감이다. 우리가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고 교회를 섬길 때 은혜가 임하면 충성을 다짐하지만, 현실의 여러 가지 문제나 관계 속에 막힘이 있으면 시험에 빠진다. 그러면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그래도 하나님이 맡기셨고, 하나님이 교회에 보내셨으니 죽을 때까지 이 교회를 섬기겠다고 견디고 버티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한국교회의 위기는 경제 문제가 아니다. 출생 수가 급격히 줄어서 주일학교 수가 줄어든다. 그것도 현실적인 문제다. 그러나 소명 의식이 있는 하나가 천을 감당해낸다. 주일학교 출생 수가 줄어서 아이들의 수가 적다고 할지라도 다윗과 같은 한 아이를 만들어내면 골리앗을 무너뜨린다. 그런데 오늘 그런 다윗이 없다. 과거에는 이 교회에서 조금 섭섭한 일을 당해서 떠나도 옆에 교회는 갔다. 그런데 요즘은 아예 교회에 안 나간다. 이게 한국교회의 위기”라고 했다.

그는 “주일학교 교사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사랑하고 의지했는데 선생님이 어느 날 안 나와 버리면 아이들의 영혼은 어떻게 되겠는가. 주의 일은 하고 싶어서 한다면 큰 복이다. 그러나 때때로 하기 싫은 날이 올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 하고 싶지 않아도 주님이 하라고 하시는 일이라면 견디고 버티겠다는 이 믿음과 헌신과 결단, 이 소망이 교사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신이라는 말은 어느 모임에 동참하는 게 헌신이 아니다. 헌신이라는 것은 내 삶을 제물로 바치는 것이다. 우리 삶을 제물로 바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주님이 바치라 해서 바치는 게 헌신이다. 주님이 원하니까 드린 게 헌신이다. 헌신이란 제물이 되어 내가 원치 않아도 주님이 원하시면 드린다고 할 때 그 교사를 통해 다윗도 나오고 솔로몬도 나오고 에스겔도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장 목사는 “모세는 그가 하고 싶어서 했을 때는 실패하고 도망자가 되어 광야에서 한 촌부로 잊혀가는 인생을 살았다. 그런 모세가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파송을 받는다. 못하겠다는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내가 너와 함께할테니 가라고 하신다. 이때 모세가 하나님의 이름을 묻는다. 그때 가르쳐 준 것이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다. 모세의 전환이 여기에서 이뤄진다. 40년 전에는 하고 싶은 일을 했다가 하고 싶지 않는 일을 보내는 하나님을 만난 것이다. 모세가 80세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 새로운 삶을 출발한 게 아니다. 40년 전을 생각하면 가기 싫은 길, 죽음의 길이라도 나를 부르시고 보내시는 분이 있다면 가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를 보내시는 당신은 누구냐는 질문을 던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러분의 이름을 부르시는 하나님, 그리고 여러분의 교회에 보내시고 특별히 주일학교에 교사로 보내셨다. 여러분의 반 아이들은 반 배정을 받아 여러분에게 배속된 것이 아니다. 교회를 통해 하나님이 보내신 것이다. 전에는 하고 싶어서 했지만, 하다 보니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그만하고 싶었는데 또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이 나에게 하라고 하신다면 하겠다는 이 의식, 이 결단만 있다면 아이들의 영혼, 아이들의 인생을 변혁시키고 새롭게 할 수 있는 교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자녀들,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하나님이 우리를 향한 놀라운 계획이 있다는 것, 그 계획 속에 나를 향한 하나님의 부름이 뭘까를 가르쳐줘야 한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교사들은 계속해서 이 말을 심어줘야 한다. 그러면 언젠가 아이들이 깨닫는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철이 든 순간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그 아이 속에 살아서 30배, 60배, 100배로 강력한 견인력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장 목사는 “예수님은 요한복음 5장 30절에서 내가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고, 나를 보내신 이의 뜻대로 하려 한다고 하셨다. 요한복음 14장 10절에선 내가 너에게 이르는 말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셔 그의 일을 하시는 것이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철저한 수동태의 자리에서 모든 것을 아버지가 보내어서 왔고 아버지가 하라고 해서 하고 아버지가 말씀한 것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요한복음 17장에는 4절에 ‘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주신 일’, 6절에 ‘내게 주신 사람들’, 8절에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말씀’이라고 나온다. 예수님은 철저히 아버지로부터 주신 일을 하고 아버지가 나에게 주신 사람들을 만났고 아버지가 주신 말씀들을 전하셨다“고 했다.

이어 “첫 번째, 아버지가 주신 일은 3절에 나온다. 만민에게 영생을 주는 것이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핵심은 영원한 생명이다. 오늘 교회가 해야 할 일, 하나님께서 교회에 하라고 하신 일은 만민에게 영생을 주는 일이다. 교회가 구제도 하고 교육 사업도 하고 많은 일들이 있다. 그러나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만민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일이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성경 암송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영생을 믿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 내게 주신 사람들이다. 요한복음 13장 1절에 예수님께서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고 나온다. 예수님은 자기에게 주신 사람들을 하나님이 주신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했다. 예수님이 십자가의 길을 갈 때 제자들은 도망가 버렸다. 그러나 예수님은 배반한 제자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목양의 권세까지 주셨다. 교사들에게 맡긴 아이들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사람이다. 예수님이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위해 99마리의 양을 두고 찾으러 나가신다. 그 어린 양 한 마리도 나에게 맡겨진 양이었기에 그 책임은 목자에게 있다고 여긴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내게 주신 말씀을 저들에게 주었다. 교사들이 철저히 성경공부 해야 한다. 성경을 양식으로 삼고 묵상해야 한다. 한 영혼을 위해 토요일 오후 시간은 다 드려야 한다.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어떻게 말씀을 전할지 깊이 고민하고 묵상하면서 내게 주신 말씀을 아이들에게 줘야 한다. 그럴 때 말씀은 살아 있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 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한다. 교사들이 활력 있는 말씀을 받지 않고, 듣고 아는 것으로 가서 전해서 아이들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교사들에게 있는 것이다. 내게 주신 말씀 앞에 먼저 엎드리는 교사가 되어 아이들에게 말씀을 잘 가르치는 교사들이 되기를 축복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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