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경제]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의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큰 폭으로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특히 내수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수출이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6년 11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11월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는 89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57개월 연속 흑자를 내면서 최장 흑자 기록을 갱신했다. 작년 11월 흑자 규모는 10월(87억2000만 달러)보다 2억7000만 달러 늘었다. 상품수지 흑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흑자 규모가 105억2000만 달러로 10월(98억3000만 달러)에 비교해 6억9000만 달러 는 것이다.

수출은 1년 전보다 7.7% 늘어난 464억6000만 달러였고 수입은 10.6% 증가한 359억4천만 달러다. 수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하기는 2014년 6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품목별 수출액(통관기준)을 보면 기계류·정밀기기가 51억 달러로 20.8% 늘었고 화공품(18.2%)과 철강제품(12.3%)의 증가 폭도 컸다. 전기·전자제품 중 반도체는 11.5% 늘었다.

이 같은 수출 증가에 대해 박종열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브리핑에서 "파업, 태풍 등 자동차 생산의 차질 요인이 일단락된 가운데 화공품, 반도체의 글로벌 시장이 호조를 보였고 철강제품 단가가 회복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수입 증가율은 2012년 2월(33.5%) 이후 4년 9월 만에 최고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 금액이 늘었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기계류·정밀기기 수입은 41억6000만 달러로 10.0% 늘었고 가전제품, 곡물 등 소비재 수입은 59억2000만 달러로 10.9% 증가했다.

수출이 증가세로 반전되고 수입이 설비투자 중심으로 확대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수출입만 보면 작년 4분기는 괜찮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된 '불황형 흑자' 논란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세계교역 신장률 확대 등으로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미국 신행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등 불안요인이 남아있다.

경상수지에서 서비스수지 적자는 10월 15억9000만달러에서 11월 17억4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특히 여행수지 적자가 7억5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2억5000만 달러 늘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가 줄어든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운송수지는 지난 10월 1억5000만 달러 흑자에서 11월 1억5000만 달러 적자로 바뀌었다. 해운업계 업황이 부진한 결과다. 급료·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가리키는 본원소득수지는 4억4000만 달러 흑자로 파악됐다. 이전소득수지는 2억3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89억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1억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14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42억8000만 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6억9000만 달러 줄었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27억1000만 달러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악화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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