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병길 목사

대부분 사람들이나 심지어 기독교인들에게도 "이슬람이 어떤 종교인가?"라고 질문을 하면 선뜻 답을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 중에는 이슬람은 '한 손에는 코란, 다른 손에는 검'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이슬람은 테러단체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전혀 틀린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동안 서구문화중심에서 우리의 의식화된 사고에서 비롯되고 있음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한 손에는 코란, 다른 속에는 검'이라는 말은 13세기 중엽 스콜라 철학의 대부요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너스가 당시 십자군 전쟁에서 패한 유럽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이슬람을 폄하시키고자 사용했던 슬로건이었던 것이다. 당시 토마스 아퀴너스의 위상으로 보아 많은 지식인들이 이 말에 동조함으로써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영향을 미친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토마스 아퀴너스의 말이 단순하게 이슬람을 오해했다고는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이슬람 초기에 이슬람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칼이 앞선 것도 사실이다.

꾸란에도 "금지된 달이 지나면 너희가 발견하는 불신자들마다 살해하고 그들을 포로로 잡거나 그들을 포위할 것이며 그들에 대비하여 복병하라 그러나 그들이 회개하고 예배를 드리며 이슬람세를 낼 때는 그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리니 실로 알라는 관용과 자비로 충만하심이라"(꾸란9:5)라는 계시도 있었다. 이러한 계시로 이슬람은 관용의 종교라고 말하고 있으나, 신실한 기독인은 자신의 믿음을 포기할 수 없을 때에는 이슬람의 칼에 많이 죽어갔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슬람이 테러라는 것은 과격한 근본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집단적 목적을 위하여 알라에 대한 무슬림의 보은(報恩)으로 확대 해석한대서 비롯되고 있다.

현재 이슬람은 세계 제2의 종교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구교를 포함한 기독교 인구가 약 20억명인데 비하여 이슬람은 16억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즉 세계인구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으니, 우리 주위에 4명 가운데 1명이 이슬람의 무슬림이라고 할 때, 엄청난 숫자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실감이 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한국 무슬림은 약 5만의 내국인과 13만여명의 외국인근로자를 포함하면 약 18만명으로 보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내국인은 3만5000여명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이 숫자적으로는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극히 미약한 종교단체에 불과하지만 이슬람이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종교로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선 세계적인 종교로서 중동이라는 막강한 오일달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또한 9․11테러라는 세기적인 사건으로 문명의 충돌의 양상이 지속적으로 전개되면서 국제질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8월 아프간의 샘물교회 인질사건, 2009년 3월 예멘의 알카에다 한국인 살해사건 등으로 인하여 테러에 대한 강한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이슬람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갖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볼 때에 이슬람에서도 기독교와 같이 똑같은 하나님을 믿고 있다는데, 왜들 그렇게 갈등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알라'는 아랍어로 하나님이다. 그래서 한국이슬람중앙회에서는 '알라'라는 말보다는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기독교와  차별성을 없애려는 의도에서 이제는 '하나님'으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꾸란의 번역에 있어서도 '하나님'으로 표시하고 있다.

이슬람의 최대 자랑은 하나님인 '알라의 절대적 단일성'을 강조하고 있다. 알라의 유일성을 침해하고 이에 도전하는 행위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는다. "실로 하나님은 그분에 비유하려한 자를 용서치 아니하며 … 하나님과 비유하려 하는 자는 죄를 조성하는 것이다"(꾸란 4:48). 원래 이슬람의 '알라'는 이슬람의 출발지인 아라비아 반도 메카지역에서 360가지나 되는 다신교사회의 최고의 지고지신이었다. 창시자 무함마드는 다신교사회의 최고의 신이었던 '알라'가 바로 유태교의 '여호와'하나님과 기독교의 '그리스도'하나님과 동일한 하나님이라는 것을 발견하면서 다른 신은 잡신이요, 우상임을 강조하여 '절대적 유일신'으로서 '절대적 복종'을 체계화한 것이 이슬람의 하나님이다. 그래서 기독교의 삼위일체 하나님을 다신교로 취급하면서, 성서의 백성으로 부르는 유태인과 기독교인들이 절대적 유일신을 깨닫지 못하고, 다신론자로 남는 자들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이라고 밝히고, 우상숭배자들과 똑같이 취급되어 결국 지옥불 속으로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 이슬람의 알라는 어떤 하나님인가? 꾸란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 알라께 있으니 그것들로 그분을 부르라 그러나 그분의 이름을 더럽히는 자들을 피하라 그들은 그들이 행하는 것으로 벌을 받으리라"(7:180)고 하면서 99개의 이름으로 별칭을 정하고 있다. 최초의 분, 최후의 분, 은혜로우신 분, 부활자, 영원하신 분, 현명하신 분, 살아계신 분, 보호자, 진리, 창조자, 인도자, 위대하신 분, 성스러운 분, 생명을 주신 분, 유일무이하신 분, 사랑을 주신 분, 보호자 등의 99개의 속성을 가진 완전무결자이며 전지전능하신 무소불위한 '홀로인 완벽한 알라(하나님)'을 상정하고 있다. 인간이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이고 절대적인 유일하신 분'이다.

반면에 기독교의 하나님은 인생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인간의 몸으로 왔던 '교제의 하나님'이다. "너희를 불러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로 더불어 교제케 하시는 하나님은 미쁘시도다"(고전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28:19-20). 삼위일체의 하나였던 예수님이 죽음에서 부활한 이후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 내용이다.

하나님은 구약시대는 아버지 하나님으로서 자기 백성들과 기쁨을 나누었고, 신약시대에는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가 구약의 말씀의 길을 따라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와서, 하나님과 인간의 중보자로서 모든 것을 다 이루고, 떠나서, 또 앞으로 다시 올 것을 약속하고 있다. 현재는 성령 곧 말씀의 하나님으로서 예수를 머리로 한 교회의 일원이 되도록 발견하기를 간구하고 있다. 마치 물이 액체 기체 고체의 3가지의 성질을 갖듯이 한 분 하나님을 믿는 것이 기독인들의 '교제의 하나님'이다. 이제 하나님의 신부인 교회의 일원으로서 예수님을 머리로 한 하나님의 생각을 나누고,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과 함께 안식을 찾아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자유의지를 가진 인생들의 교제를 전제로 한다.    

이 세상 모든 종교는 사람이 신을 만들어 섬기고 있다. 이슬람의 하나님(알라)은 인간이 다가가기보다는 경외의 대상으로서 완전한 절대자이기에 절대적 복종이 바로 무슬림의 자세다. 이유가 없다. 다만 99가지의 알라의 속성을 아랍어 예술문화체로 형상화해서 모스크(성원)를 두르는 장식으로 사용 될 뿐이며, 오직 섬김만을 받는 홀로이신 하나님으로서 지존의 고독한 하나님(알라)이다. (계속)
 
문병길 목사 (엘림교회 선교목사, 전 국가정보대학원 교수, 종교근본주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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