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기자회견에 나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박진탁 이사장(왼쪽)과 김동엽 기획실장 ©김규진 기자

[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가 "대학 1학년도 장기기증 등록을 맘대로 할 수 없어서야 되겠느냐"면서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위해 "장기이식법 시행규칙 제7조 1항은 삭제되어야 한다"고 2일 오후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에서 주장했다.

2014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장기기증 등록자는 1,157,870명으로, 전체 국민의 약 2.26% 정도이다. 이는 미국 48%, 영국 31%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측은 "우리나라 장기기증 등록자가 저조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장기기증 등록 시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불필요한 규제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기증 측은 “장기기증 등록은 법적인 구속이나 강제력이 수반되지 않는 자발적인 의사표시에 불과하며, 등록 후 실제 기증상황이 발생하며 반드시 가족의 동의를 거쳐야만 장기기증이 가능하므로, 장기기증 등록단계부터 미성년자를 구분지어 법정대리인의 동의와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는 것은 매우 불필요한 규제인 동시에 장기기증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소”라고 주장했다.

현재 장기이식법 시행규칙 제7조 1항에서 규정하는 미성년자는 민법상 만 19세 미만이므로, 대학 1년생의 절반 이상이 자기 스스로의 판단으로 장기기증 등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헌혈의 경우에는 만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16~19세 참여자가 약 100만 여 명(35%)에 이르는 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장기기증 측은 “실제로 대학교 장기기증 홍보캠페인 시 장기기증 등록을 했다가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장기기증 등록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학생들도 다수 있다”고 지적하고, “장기기증 등록도 만약 관련 규제가 철폐되어 연령기준이 완화된다면, 전국 2,326개 고등학교 1,839,372명의 학생 중 최소 20% 36만 명이 매년 장기기증 등록에 참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지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2010년부터 지난해 2014년까지 전국 1천여 개 고교의 60만 명에게 생명존중프로그램인 “생명사람 나눔운동”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때 설문을 통해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한 결과 29%가 “당연히 참여해야 하는 좋은 일”이라 답했다. 또 38%의 학생들은 “나도 성인이 되면 장기기증 서약을 하겠다”고 답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은 만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본인의 의사만으로 장기기증 등록을 할 수 있고, 일본은 15세, 호주는 16세, 남아공은 16세 이상부터 등록이 가능하다. 더불어 유럽의 몇몇 국가들은 ‘옵트아웃제도’(거부 의사가 없다면 잠재적 기증자 추정, 장기 적출이 가능한 제도)를 도입, 장기기증 등록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실제 기증이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박진탁 이사장은 “현행처럼 등록단계부터 진입장벽을 높이는 홍보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고, 국가예산의 불필요한 낭비만 초래한다고 본다”면서 “이번 기회에 관련 시행규칙을 삭제하는 등 규제를 철폐하고, 장기기증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제도가 빨리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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