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제46회 기독교학술원 월례회가 열린 가운데, 손기철 장로(오른쪽)가 발제자로 초청되어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 하고 있다. 왼쪽은 기독교 학술원장이며 행사를 주최한 김영한 박사.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치유사역으로 잘 알려진 손기철 장로(HMT 대표). 그러나 그는 일각에서 신비주의로 말미암은 이단성이 있다는 식의 정죄를 받곤 했다.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아예 그를 초청해 "헤븐리터치 사역평가"라는 주제로 제46회 기독교학술원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를 가져 관심을 모았다.

김영한 박사(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는 아예 제목부터 "그의 성령론은 온건하나 그의 치유 보편주의와 '왕의 기도'는 수정 요망한다"고 개회사를 통해 요청했다.

김 박사는 "손기철의 치유사역에 관해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에서 조심스레 평가하고자 한다"고 전제하고, "3년 전 기독교학술원 월례 발표회(2012년 4월) 때 장신대 현요한 박사는 '손기철 장로의 치유 사역과 신학에 관하여'라는 발표를 통해 균형 잡힌 평가를 했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정이철은 그의 저서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에서 예수의 이름으로 일어나는 모든 은사 운동을 모조리 정죄했다"면서 "이러한 무분별한 태도를 지양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오늘날 일어나는 은사 사역이 공교회와 복음전파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보다 객관적인 태도로써 본인 견해를 밝히고자 했다"고 전했다.

김영한 박사는 손기철 장로의 성령관은 인격적이며, 성령세례와 성령 충만에 대한 이해는 온건하다고 평했다. 더불어 방언보다 삶의 열매를 강조하고, 자기 신격화를 거부하면서 자기 관리에 철저한 점을 높이 샀다. 또 손 장로의 치유 사역은 성령의 현재적 사역 이해와 복음 전도에 실제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했다.

그러나 김 박사는 손기철 장로가 치유사역을 통해 모든 질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은 불치유에 대한 설명이 부재한 것이라면서 "그가 주장하는 모든 질병치유론은 그의 치유사역에는 도움이 되는 교리가 될지는 모르나, 이는 성경적이라 할 수 없다"고 평하고, "우리는 사도 바울의 육신의 가시 이야기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는데, 손기철은 사도바울의 육체의 가시(고후12:7~9)에 관한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씀이 아니라고 해석한다"고 비판했다.

또 김 박사는 "손기철 장로에 의하면 기도에는 세 종류, 즉 하나님께 구하는 기도와 하나님과 교제하는 기도,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는 기도가 있는데 '왕의 기도'는 바로 이 세 번째 기도라고 한다"고 설명하고, "왕의 기도는 왕이신 예수님처럼 문제를 향해 꾸짖고 명령하는 기도라 하는데, 왕의 기도가 꾸짖고 명령하는 것이라면 왕의 선포라 해야지 왜 왕의 기도라 하는가?"라며 "이러한 왕의 기도는 선포해 낫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 그 책임을 미룰뿐 아니라 복음이해를 오로지 병 치유를 통한 이 세상에서의 무병삶이라는 기복에 두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기철 장로의 '왕의 기도', 즉 선포는 질병이나 질병을 가져오는 악령, 저주에 대해 하나님 자녀의 권세로 명령하는 것인데, 낫지 않음 속에 있는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불간섭에 대한 십자가 신앙의 의미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 박사는 "왕의 기도를 자녀의 기도, 자녀의 선포라고 맥락에 따라 사용하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는 "왕의 기도에서 선포(세상을 향한 선포)와 기도(하나님께 간구)가 혼동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자녀의 기도라 해서 그 기도의 상달 능력이 적어지거나, 자녀의 선포라 해서 그 선포의 파급력이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님 나라는 말과 용어에 있지 않고, 예수의 권세 바로 성령의 능력에 있기 때문"이라 했다.

김영한 박사는 "손기철 장로가 올해부터 스스로 문을 열고 학술원 월례회에 나와서 질문도 하고 목회자와 학자들과 여러 신학적 문제에 대해 토의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하고, "이러한 그의 태도는 교주나 사이비들이 독선적인 태도로서 자기를 폐쇄해 어떤 비판도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와는 다르다"면서 "그의 유연하고 겸손한 태도에서 그의 치유사역이 한국교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대를 해보게 된다"고 평했다. 더불어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이 선한 동기에서 그에게 하는 충고를 그가 잘 받아들여 그의 사역이 한국교회에서 초교파적으로 인정함을 받아 오늘도 역사하는 성령의 지속적 사역과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을 증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기철 장로는 자신의 발표를 통해 먼저 HTM 사역에 대해 설명하고, "그동안 잘못되고 악의적인 비판에 대해서 저의 입장을 대변하고자 하는 목회자와 신학자도 있었지만, 제가 오히려 그분들에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교회와 하나님 나라의 복음전파를 위해 덕이 된다고 간곡히 만류했다"면서 "서로 다름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고, 신학적 성취가 마치 신앙적 성숙인 것처럼 생각하는 풍토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하는 것은 마귀에게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되기 때문"이라 했다.

그러나 손 장로는 "오늘 이 시간을 빌어 그간의 사역을 저 자신도 겸허하게 되돌아보고, 공개적으로 저의 견해를 조금이라도 밝히고 또한 부족한 점을 배울 수 있는 건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해 주신 기독교 학술원에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고 밝히고, "주기적인 심포지엄이나 세미나를 통해서 많은 신학자와 목회자의 견해도 듣고 도움도 받고 싶다"면서 "그 결과로 HTM이 한국교회로부터 공인 받는 제도적인 성령사역의 기관으로 자리 잡기를 간절히 소망 한다"고 했다.

더불어 손 장로는 "오늘날 가장 큰 문제는 교단과 교파를 떠나 목회자나 성도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공인된 성령사역이나 치유사역 단체가 없다는 것"이라 지적하고, "성령체험을 한 수많은 성도들이 방황하고 잘못되어 이단에 빠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한국교회 현실"이라며 "앞으로도 참석하는 신학자 목회자 성도들과 교제, 토론, 권면을 통해 항상 바른 신학, 바른 신앙, 바른 실천의 장안에 거하기를 소망 한다"고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오방식 교수(장신대)가 "사랑의 일치 관점에서 바라본 손기철 장로의 치유사역"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김재성 교수(국제신대 부총장)와 조봉근 교수(광신대 명예교수)가 논평자로 수고했다. 행사 전 예배에서는 김영재 박사(합신대 은퇴교수)가 "신학의 의미"라는 주제로 설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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