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아 선교사가 구조적 측면에서 한국선교의 문제와 대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한국선교의 외적 성과 강조, 분열의 가속화, 전도된 지역으로 가는 선교사 비중 증가(59.0%→65.0%, 이하 KRIM 2008~2012년 통계), 목회자 선교사 비율 증가(64.0%→70.4%) 등은 한국 선교계 전반의 고질적인 문제다. MVP선교회 본부장 한수아 선교사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한국선교의 문제는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며 "구조적 문제를 간과한 한국선교 문제에 대한 토론은 변죽만 울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한 선교사는 지난 27일 제13회 한국선교지도자 포럼에서 '구조적 측면에서 본 한국선교의 문제와 대안'을 주제로 한 리서치 발표에서 "지금까지 선교 문제에 대한 지적은 선교사의 행동, 지식, 전략, 훈련 등 개인적인 차원에 집중됐다"며 이제 선교 지도자들이 선교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선교회 중심 선교보다 교회 중심 선교를 하면서, 교회의 빠른 성장에서 나타난 문제가 선교에도 직접적으로 나타났다"며 한국 사회의 구조적 영향력이 선교에 미치는 문제를 언급했다.

■ 성장주의 및 성과주의 선교와 구조적 요인

한수아 선교사는 "한국선교에서 성과나 성장주의의 문제, 돈 선교의 문제는 사실 한국교회의 성장주의라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것이다"고 분석했다. 성장 우선의 선교가 성과주의 선교를 부추기고, 가급적 빨리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보이는 돈 선교, 물량선교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교는 현지인과 갈등을 일으키게 하고, 현지 외국인 선교사들에게도 지적받는 부분이다. 그는 "코비 팜 목사는 한국 선교사는 빨리 무언가 성취해야 한다는 노동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사람들이며, 업적을 내는 시기는 불과 3~5년으로 제한된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또 "윌리엄 테일러는 파송교회의 요구나 기대로 한국 선교운동이 조급한 것을 약점으로 꼽았고, 패트릭 존스턴은 열매에 대한 모 교회의 요청이 한국선교의 승리주의, 잘못된 보고, 신속한 결과물을 위한 자금 오용, 감정적 압박감과 선교사 실패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선교의 위협요소로 보았다"고 그는 말했다. 한 선교사는 "위와 같은 직접적이고 명시적인 요구나 압력만이 아니라, 선교사들은 암시적으로 내재적인 요구와 압력에 직면한다"며 "더 중요한 원인은 선교신학과 가치 차원에서, 한국교회의 성장주의 신학 및 가치관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성장주의와 성과주의에 대해 "현세적 성공을 강조하는 한국사회의 유교적이고 샤머니즘적인 전통 기반 위에서 한국사회의 1960년대 경제개발시대의 성장주의,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영향, 미국식 자본주의적 기독교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인 수, 큰 예배당 등 양적 성장이 교회의 지상목표가 되면 설교와 목회, 전도는 이를 위한 방편이 되고, 거룩함과 하나되는 교회의 본질적 신앙 가치는 뒤로 밀려난다고 덧붙였다.

또 성장주의 및 성과주의적 선교방식은 '돈 선교', '물량주의 선교'와 함께 나타나며, 건축위주의 선교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한 선교사는 "이는 선교사에게 언어공부나 현지화 과정보단 선교 조급증을 가져올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선교사는 실력 부족으로 더욱 물량적 접근에 의존하고, 연구하지 않는 선교를 하게된다"고 말했다. 또 신속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 신앙의 깊은 영역을 배제한 단순화한 복음만을 전하는 문제, 다른 교회의 교인이나 제자를 가로채거나 금전적 유인책을 사용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선교사가 현지인에게 신앙적 영향력을 주기 어려운 모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성과위주의 선교는 성장이 늦고 성과를 빨리 내기 어려운 미전도종족 전방개척선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선교사의 실력보다는 외형의 학위를 중요시하여 학력 인플레이션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선교사의 석사학위 취득자가 27.3%에서 33.3%로 늘었다(KRIM 통계). 또 학위를 위해 선교지를 떠나거나 학위와 학벌에 너무 연연해 현지인을 섬기는 선교의 순수성과 열정이 사라진다고 한 선교사는 지적했다.

■ 분열 및 연합의 부족과 그 구조적 요인

한수아 선교사는 협력하지 못하고 자기 교회와 교단 중심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한국선교가 사실 한국교회의 분열적 구조의 영향을 받았다고 봤다. 그는 "한국 교단은 2014년 135개 교단에서 2014년 252개 교단으로 거의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 달에 한 개꼴로 교단이 생기고, 예장 명칭을 가진 교단은 204곳, 개혁이라는 명칭을 가진 예장개혁파 교단만 40개가 넘는다"면서 "여기서 개혁과 분열은 실제로 같은 용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서 교단 간 교세경쟁은 해외에 그대로 이어져 분열, 경쟁, 중복투자라는 병폐를 낳았다"며 "이는 성과와 외형위주의 선교와 서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또 경쟁적인 자유경제체제에서 개인주의 풍조가 교회에 정착한 '개교회주의'는 형제교회를 경쟁과 반목의 대상으로 대하고, 일부 대형교회의 수평 이동 정당화 등의 문제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러한 개교회주의적 성향으로 한국선교도 개인적, 독자적이고 독불장군식 선교활동이 주류를 이루고, 전문성 있는 선교단체와의 협력을 약화시켜 '선교의 사사시대'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한 선교사는 또 "개교회의 선교사 파송 추세는 목사 선교사 증가의 한 원인"이라며, "이는 전문인 선교사에 대한 선교현장의 필요와 목사 선교사의 비중 감소라는 세계 조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내 선교단체의 분열 문제도 지적했다. KWMA에 소속된 216개 선교단체뿐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대부분 작은 선교단체가 각자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역하는 문제, 제대로 훈련받고 검증하지 못한 선교사를 보내고 부실 관리하는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사들이 서로 연합하지 못하는 것은, 한편으로 한국교회와 선교계 안에서 그런 경험이 없었고, 오히려 분열의 학습만 시켜줬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분열현상은 곧 ▲선교에서 경쟁과 중복사역 ▲비공식(무소속) 선교사 증가 ▲무분별한 단기선교 ▲낭비적인 선교회의(포럼) 증가 등의 문제로 파생된다고 말했다. (계속)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한수아선교사 #한국선교지도자포럼 #한선지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