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인들은 하루빨리 감리교 정상화를 주문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 직무대행 임준택 감독)가 여전히 기감의 수장인 감독회장 부재 상태로 리더십 공백을 보이며, 좀처럼 '격랑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감은 현재 임준택 감독회장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기감은 작년 제30회 총회 감독회장 선거에서 전용재 감독회장을 선출하며 가까스로 감리교 정상화 절차를 걷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총회특별재판위원회(특별재판위)에서 전 감독회장의 금품수수설이 불거지며, 기감은 현재 임준택 감독회장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며 '살얼음판'을 연출하고 있는 상태다.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혼란은 기감의 목회자와 성도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보다 못한 감리교 3개 신학대 총동문회와 각 연회동문회, 4개 평신도단체 소속 50여 명은 지난 달 20일 감리회 본부 회의실에서 '감리회 정상화를 위한 기도회'를 열고, 금권 선거 근절과 감리교 정상화를 촉구했다.

소송과 반목으로 얼룩진 감리교 사태를 더이상 지켜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감리회는 지난 6년간 소송과 반목으로 대립하며 혼돈과 공허의 세월을 보내왔으며 감리회 역사상 가장 심각한 아픔을 겪고 있다"며 "외부로부터의 박해로 인한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우리 내부의 분열과 탐욕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현 감리교 사태를 파악했다.

기감 감독회장으로 당선된 전용재 목사는 현재 특별재판위로부터 '당선무효'의 판결로 받고 직무정지를 당한 상태다. 이에 반발한 전 목사는 법원에 '당선무효' 판결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판결 직후 전 목사는 즉시 재심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재심이 아닌 가처분 신청을 했다.

작년 기감 감독회장으로 당선된 전용재 목사.   ©기독일보

전 목사 측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날짜와 장소조차 맞지 않는 인증진술서와 인증공동진술서 등을 이유로 반증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판결을 내린 것은 절차상 하자가 분명한 부당한 판결"이라는 입장과 함께 "특별재판위의 판결을 존중해야겠지만 당선무효 사유에 대한 오류를 증명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목사가 법원에 제기한 특별재판위의 당선무효판결 효력정지가처분에 대해 기각 판결이 내려졌고, 이에 전 목사는 다시 가처분 항고를 했다.

전 목사 측은 항고재판부에 선거법 위반 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존재하지 아니하며, 절차상 하자가 매우 중대하므로 원심결정은 취소하고 조속히 신청인의 가처분신청을 인용하여 달라고 요청했다.

직무정지를 원인이 된 '금품수수설'에 대해 전 목사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 목사는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가처분 소송을 기다려 보자"라고 답했다.

또 전 목사는 재선거 논의에 대해서는 "재선거에 관해 말들이 나오는 데, 지금 단계에서는 말도 안 된다"며 재선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감은 전 목사의 재판 외에도 임준택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자격 논란이 일어나, 법원에 가처분 신청이 제출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장병선 목사는 지난달 16일 법원에 임준택 직무대행의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신청했다. 장 목사는 지난해 감독회장 직무대행 선출을 위한 선거 당시 임준택 감독(서울남연회)과 이정원 감독(중앙연회)이 17대 17로 동수(同數)가 나왔음에도, 연급 연장자순에 의해 임 감독이 직무대행으로 선출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장 목사는 "당시 직무대행 선출 결정은 유고 상황으로 간주했으면서, 선출 방법은 궐위시 선출 방법으로 뽑은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고 상황시 의회법은 동수가 나왔을 경우를 규정하지 않았는데, 궐위시 선출 방법인 연장자순으로 직무대행을 선출했다는 것이다.

기감의 갈등을 바로 잡고자 원로 목사들도 중재에 나섰다. 지난 5일 감리회 원로 목사들은 임준택 직무대행을 방문해 감리회 정상화 방안을 두고 환담했다.

원로 목사들은 이날 현재 법원에서 진행중인 전용재 목사의 가처분항고와 임준택 직무대행을 향한 장병선 목사의 가처분 소송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양 측이 모두 수용하고 다시는 법정 소송을 이어가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임준택 직무대행에게 전달했다.

지난 7월 1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하디 1903 성령한국' 기도성회에서 회개기도를 하고 있는 전용재(오른쪽) 당시 감독회장과 임준택 감독이 무릎을 꿇고 회개기도를 하고 있다. 공고롭게 임 감독은 현재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채경도 기자

이러한 기감의 혼란과 분열을 보는 한국교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 장로교 교단 소속 익명의 K 목사는 "진정한 교회의 회복은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화목의 덕을 보여줄 (기감) 교회가 불화를 보여주고 있으니, 우리가 모두 깨어나 회개의 기도를 해야 한다"고 교계 우려를 단적으로 대변했다.

곧 전용재 목사가 제기한 감독회장 당선무효판결 효력정지가처분 항고 판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 결과에 따라 전 목사가 다시 감독회장으로 복귀할 수도 있고, 다시 지루한 재판이 계속될 수도 있다.

과연 기감이 과거의 분열과 난맥을 이겨낼 것인지, 아니면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것인지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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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 #감독회장 #전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