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장이 정체 혹은 퇴보하고 있다는 위기론은 이미 오래 전부터 여기저기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미래를 책임져야 할 ‘다음 세대’ 선교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젊은 세대들 중 교회를 찾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을 뿐더러, 저출산 문제까지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는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떤 일을 준비하고 또 추진해야 할까. 대표적 차세대 리더 중 하나로 주목받는 홍성욱 목사(안양제일교회 담임)를 만나 그 대책을 물었다.

홍성욱 목사는 다음 세대를 위해 교회 구성원 전체의 교회학교에 대한 관심과 의지, 세계 기독교계와의 활발한 교류, 중국 선교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선교적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 목사와의 일문일답.

▲한국교회의 대표적 차세대 지도자 중 하나로 꼽히는 홍성욱 목사. 그는 80년 전통의 안양제일교회에 2003년 부임, 불과 8년 만에 교회 규모를 2배로 성장시켰다. ⓒ김진영 기자

교회가 관심 못 받는 건 인프라에 인색했기 때문
‘선교적 교회’가 되려면 ‘선교적 구조’를 가져야

-다음 세대 선교가 한국교회의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목사님께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시는가.

“가정의 붕괴 현상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고, 그로 인해 아이들이 가장 소외를 당하고 있다. 그 아이들이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미래 사회에 불안을 야기하는. 10년, 20년 뒤에 사회적 불안요소 될 수밖에 없다. 그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건 교회 뿐이다. 어느 지역에든 곳곳에 교회는 있으니까. 그런데 대부분의 교회학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안양제일교회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미래 세대를 세우는 것이 한국교회를 세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선 교육관을 짓고 있는데, 여기에 우리 교회 1년 예산에 육박하는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아직 교회 빚도 많지만 미래 세대를 위해서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교육관이 완공되면 1300평의 공간이 확보되는데, 체육관도 조성하려 한다.

또 지역사회의 학교들과 협력해 결손가정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우리 교회 청년·대학생들이 아이들과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형이나 누나처럼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1:1 멘토링을 한다.

‘선교적 교회론’을 표방하며 교회학교에서도 강력히 실시하고 있다. 스승의날이나 어버이날에도 그냥 감사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승과 부모에게 복음을 전하는 날’로 하고 있다. ‘너희가 정말 고맙다면 예수를 전하라’는 것이다. 이런 행사를 하면서 아이들이 간증도 하고 눈물도 흘린다. 어려서부터 선교 훈련을 조금씩 해나가는 것이다.

교역자 수도 늘려나가고 교회학교에 영어사역 전문 교사도 세울 예정이다. 교회들이 그만큼 투자해야 한다. 말이 아닌 물질과 행동으로써.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교회가 사회보다 모든 면에서 앞서 있었다. 교회의 행사 재밌었고 즐길 것이 많아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지금은 시시해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인프라에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이슈에 끌려다니지 말고 선점해서, 활발하게 해석을 던지고 행동해야 한다. 미래는 그것 뿐이라고 본다.”

▲‘선교적 교회론’을 강조하는 홍성욱 목사는, 이를 교회학교 운영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교회학교에 대한 투자는 당장 열매를 맺기는 어려운만큼 교회 구성원 전체의 이해가 필요할 듯하다.

 

“‘선교적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선교적 구조’를 가져야 한다. 교회학교 변혁은 사회 문제와 맞물려 있어 교회 힘만으론 해결하기 어렵다. 아이와 부모와 교사가 모두 변화돼야 한다.

또 대부분의 교회는 교회학교 사역을 부교역자들에게 그냥 맡겨 두는데, 우리 교회는 당회의 인식 개선을 위해 장로들이 한 명씩 부서 예배 들어가 기도를 하게 하고 있다. 그렇게 하고 나니 장로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에는 교육부 예산이 깎이는 일이 많았다. 목사들 봉급을 깎긴 어렵고, 아이들은 사달라는 것이 많으니. 담임목사의 의지가 중요하다. 간섭은 막고 건설적 제안에는 힘을 실어주고. ‘담임목사는 교육목사’라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당회 때도 ‘교회학교는 교회의 일부가 아닌 절반’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이같은 노력 끝에 내가 이 교회에 부임한 뒤 8년 만에 교회학교가 2배 성장했고, 교사 숫자는 2.5배 늘었으며 시설도 그만큼 확충했다. 청년부는 통합측 교회들 중 다섯번째로 큰 규모다. 우리 교단이 추진했던 ‘300만 성도운동’에서도 우리 노회가 모든 노회 중 1위였고, 그 중에서도 우리 교회가 1위를 차지하는 열매를 맺었다.”

다양한 교회 모델 제시와 현장친화적 교육 절실

-개교회를 넘어 교계 차원에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일단 이런 모델들이 많이 나와야. 우리는 도시 교회이면서 전통적 교회로서 하나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고, 지역과 규모에 따라 더 다양한 모델이 제시돼야 한다.

이론과 현장이 따로인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개선돼야 한다. 특히 신학교 교육 커리큘럼을 보면 지나치게 학문만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신학생들이 큐티를 해봤나, 중보기도를 해봤나, 전도폭발을 해봤나. 그들이 졸업 후에는 대부분 교육 관련 부서에서 일하게 되는데,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오니 교회들도 도움을 받지 못한다.

각 교단 총회들이 구호와 연구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빨리 이런 쪽에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신학생들이 교회학교 운영을 잘하는 교회에 가서 논문도 써보게 하는 등 현장에서 상황별 교육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

WCC·WEA 활용과 국제적 지도자 양성도 필요
중국 기독교 시대 온다… 한국교회가 공조해야 

▲홍성욱 목사는 한국교회가 세계교회, 특히 중국교회와 활발히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기자

-한국교회는 지금 2013년 WCC 총회와 2014년 WEA 총회를 유치해 개최를 준비 중이다. 이를 계기로 세계교회와 활발히 교류하고 그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일도 미래 한국교회를 위해 중요하지 않겠는가.

“맞는 말이다. 한국에서는 WCC가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WEA가 더 한국교회와 가깝다. WCC의 조직을 활용하되, 정서적으로 WEA와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요한 건 그러면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것이다.

국제적 감각을 지닌 지도자들도 양성해야 한다. 일단 언어 문제만 봐도 어떤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를 구사하는 이들이 드물다. 또한 국제 기독교계의 흐름을 잘 아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그리고 서구만이 아니라 중국교회와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왜 그런가.

“어차피 한중일은 지정학적으로 함께 갈 수밖에 없고, 특히 향후 50년간 한국은 중국과 뗄 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될 것이다. 세계 기독교계도 10년쯤 뒤에는 중국의 영향력이 막대해질 것이다. 중국에는 이미 출석교인 1만명이 넘는 교회가 30여개고, 2030년까지는 선교사 20만을 파송할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화교 기독교 네트워크도 방대하다. 지하교회들도 제한이 풀리면 교인수도 머지않아 2~3억명을 넘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중국교회 지도자들 중 세계교회와 커넥션을 가진 사람이 없다. 때문에 중국교회를 세계교회의 일원으로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 적임자가 한국교회다.”

-중국 선교라고 하면 삼자교회를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하는가를 두고 논란이 많다.

“중국은 원체 큰 나라이기 때문에 삼자교회라고 해도 지역마다 다 다르다. 굉장히 복음적인 곳도 있고 당의 선전국 같은 곳도 있더라(홍성욱 목사는 최근 NCCK 국제협력위원으로서 회장인 이영훈 목사와 함께 중국을 방문, 현지 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2013년 WCC 총회 참석 약속을 얻어낸 바 있다 -편집자 주). 그러나 적어도 현지 정부의 공식 교회이기 때문에 인정해주고, 동시에 미인가교회(지하교회)들의 입장도 끊임없이 대변해주면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한-중 양국 교회가 공조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신학 교육만 해도 중국 쪽에서는 항상 교수진이 너무 부족하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넘쳐난다. 200만의 조선족들이 있으니 통역도 문제 없다. 이미 한국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신학교가 수백개에 달한다. 대부분 미인가지만. 현지 정부와 협조하면서 그것을 양성화시키고, 고급 교육은 한국으로 데려와서 시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일에는 양국간의 신뢰 문제가 중요하다. 그것만 해결된다면 많은 일들이 급진전될 수 있다.”

-북한의 봉수교회나 칠골교회도 삼자교회와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곳의 교인들이 동원된 사람들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어쨌든 퍼포먼스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지 않는가. 역사를 보면 어용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었다. 관제교회와도 잘 교류하면서 지하교회도 계속 세워나가고,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이름이 영광 받으시도록 해야 할 것이다.”

홍성욱 목사는

1960년생으로 장신대와 신대원을 거쳐 영국 옥스퍼드선교대학원에서 선교신학 박사학위(옥스포드 선교대학원에서 선교신학 신학박사 : Wales University 학위)를 받았다. 교단 내 차세대 목회자로 주목받고 있으며, 젊은 나이에 장신대 이사를 지냈다. 선교신학과 문화선교를 강조하며, 2003년 안양제일교회에 부임, 6년 만에 출석교인 5000명으로 부흥시켰다. 선교학 교재로 ‘선교학개론’ ‘선교와 디아코니아’ ‘선교와 교회성장’을 공저했으며, 선교적 교회와 일꾼들에 대한 내용을 담은 ‘교회만이 희망이다’, 건강한 교회의 구체적인 모습들을 담은 ‘우리가 꿈꾸는 교회’ 저자로 현재 WEC(Worldwide Evangelization for Christ) 선교회 이사장과 아시아빈곤선교센터(CAMP)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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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 #교회 #중국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