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옛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가 미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이란을 북한에 빗대며
이란 옛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가 미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이란을 북한에 빗대며 "이슬람 정권의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현지 영상 캡처

이란 팔라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현 이란 이슬람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란이 과거 충분한 성장 잠재력을 갖춘 국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체제 선택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으며, 현재의 이란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과 다를 바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레자 팔레비는 최근 워싱턴DC에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며 "이란은 지금쯤 중동의 한국이 돼야 했지만, 지금 우리는 북한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현실을 정치적 자유가 억압되고 국제적 고립이 심화된 북한에 비유하며, 현 체제가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몰락은 자원이 아니라 정권의 선택"

팔레비는 1979년 이슬람혁명 당시 이란의 국내총생산이 한국의 다섯 배에 달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란의 쇠퇴 원인이 자원 부족이나 외부 환경이 아니라 정권의 선택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이란이 지속적인 경제 개방과 제도 개혁을 이어갔다면 산업화와 경제 성장 면에서 한국과 유사한 발전 경로를 걸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현 이란 이슬람 정권이 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보호하기보다 국가 자원을 착취하고, 해외 무장 세력 지원과 이념 확산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정책 기조가 이란 경제를 약화시키고 국민 생활 전반을 극도로 피폐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반정부 시위 공개 지지… 체제 붕괴 불가피 주장

팔레비는 지난달 28일부터 약 3주간 이어진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다. 그는 이번 시위를 이란 국민이 자유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나선 역사적 분기점으로 규정하며, 현 이슬람 정권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체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팔레비는 팔라비 왕조 시절 사용된 이란 국기를 배경에 두고 연설에 나서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정권 교체 이후 이란으로 귀국해 국민과 함께 새로운 국가 재건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왕정 복귀가 아닌, 국민의 선택에 기반한 체제 전환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위 진압 과정 대규모 희생 주장… 사망자 수 논란

팔레비는 이란 당국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시위 과정에서 48시간 만에 1만2000명 이상의 이란인이 학살됐다"며 "이는 14초마다 한 명이 살해된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시신 인도를 조건으로 최대 7000달러를 요구해 유가족들이 정상적인 장례를 치르지 못한 사례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란 최고지도자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최근 시위 과정에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다만 실제 사망자 규모를 두고는 이란 당국 발표와 외신, 국제 인권단체들의 추산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란 당국 발표와 국제사회 시각 엇갈려

이란 당국 관계자는 18일 로이터 통신에 "이번 시위로 보안요원을 포함해 최소 500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이란 북서부 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은 희생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란 정부에 투명한 정보 공개와 국제적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 시위와 관련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았다가 이후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13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시위대와의 연대를 표명했지만, 다음 날에는 대규모 추가 유혈 사태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군사 개입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란 정국을 둘러싼 긴장과 불확실성은 국제사회의 주목 속에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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