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그는 긴장된 표정으로 대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내며,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갖고 살아온 사람"이라며 자신의 입장을 간략히 밝혔다. 이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헌을 문란했다는 탄핵 사유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 50분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헌재 대심판정에 도착했다. 법무부 호송차는 헌재 지하주차장으로 곧바로 진입했으며, 대중 앞에서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빨간색 넥타이와 남색 정장 차림으로 오후 1시 58분 대심판정에 등장했다. 빨간색은 국민의힘의 상징색으로, 그의 소속 정당과 연관된 상징적 선택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지만, 외모와 목소리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는 입을 굳게 다물고 주변을 살피는 등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에게 직접 발언할 기회를 제공하며, 소추 사유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수 있음을 알렸다. 이에 윤 대통령은 "오늘 처음 출석해서 간단히 말하겠다"며, "헌법재판소가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여러모로 잘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 헌법 소송으로 업무가 과중한데 저로 인해 고생을 끼쳐 송구스럽다"며 재판관들에게 감사와 부담감을 동시에 표현했다. 또 필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의견을 밝힐 의사가 있음을 덧붙였다.
이번 변론은 윤 대통령이 헌재 재판관 8인과 처음 대면하는 자리로, 향후 탄핵심판의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그의 발언과 함께 관련 증거 및 변론을 토대로 탄핵 사유를 판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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