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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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국의 한 가정교회 목사 사모가 1년 넘게 수감 중인 남편을 변호하는 글을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 올린 후 몇 시간 만에 게시물이 차단되었고, 경찰이 그녀의 집에 들이닥쳤으며, 그녀와 시부모는 게시물을 내리라는 당국의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한국 순교자의 소리(이하 한국 VOM)가 9일 밝혔다.

한국 VOM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린펀 언약 가정교회’ 한샤오동 목사의 아내 첸잉 사모는 지난 3월 9일, 중국의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 웨이보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성명서를 올렸다.

“전국 인민대표 대회 및 중국 인민 정치 협상 회의 대의원들께: 산시성 린펀에서 발생한 리지에와 한샤오동 및 왕창에 대한 종교 박해 사건을 주목해 주십시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성명서는 한샤오동 목사님의 아내 첸잉 사모님이 게시한 것이지만, 리지에 목사님의 아내와 왕창 성도의 아내도 함께 서명했으며, 세 사람의 남편을 모두 변호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 소셜 미디어 게시물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최고인민법원, 중국 정부 웹사이트, 몇몇 지방 뉴스 매체 및 사법 기관을 비롯한 다수의 정부 관리들과 공공 기관을 수신인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첸잉 사모는 베이징 시간으로 오전 7시 54분 성명서를 올렸으나 몇 시간 만에 게시물이 차단됐다. “오전 11시 45분쯤, 야오두구 경찰서 소속 경찰관 7명이 첸잉 사모님 집에 들이닥쳐, 게시물을 삭제할 때까지 매일 찾아오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사모님은 해당 게시물이 이미 차단되었는데 무엇을 삭제하라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설명했으나 두 시간이 지난 뒤, 경찰서장도 사모님에게 전화하여 똑같은 요구를 했습니다. 사모님은 교인들과 지인들에게 긴급 기도 편지를 보내,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말하는 한편, 두려워하고 있는 세 자녀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첸잉 사모의 시부모가 그날 오후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경찰에게 협박을 받은 시부모님도 사모님에게 게시물을 삭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래서 사모님은 교인들과 지인들에게 두 번째 기도 요청 편지를 보냈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세 가정의 남편들이 구금되기 전과 구금된 동안, 세 가정 모두 핍박을 당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찰은 가장 추운 겨울날, 리지에 목사님 집의 수도와 전기를 끊고, 목사님과 리 샨샨 사모님과 가족 모두를 강제로 쫓아냈습니다. 왕창 성도님의 아내 원후이치안은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라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하나님 은혜로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첸잉 사모가 웨이보에 게시물을 올린 장본인이므로 특히 경찰의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첸잉 사모가 그러한 압박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며, 부분적으로는 기도의 동역자들 덕분이고 또한 첸잉 사모와 한샤오동 목사의 관계에서 명백히 볼 수 있듯이 두 부부가 사람들을 믿음으로 양육하는데 헌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첸잉 사모님은 지난 1월, 감옥에 있는 한샤오동 목사님에게 감동적인 편지를 썼습니다. ‘여보, 당신은 등불을 켜서 바구니로 덮어놓으면 안 된다는 점을 늘 일깨워 주었어요.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당신이 감옥에 갇힌 뒤로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걱정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이야기와 하나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어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린펀 언약 가정교회’는 산시성에 위치한 미등록 가정교회이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이 교회는 중국 정부가 승인한 ‘삼자 개신교 교회’에 가입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당국의 핍박을 받아왔다. 이 교회 사역자들은 2019년 12월, 청두시 ‘이른비 언약교회’ 왕이 목사가 주도한 <목사들의 공동성명: 기독교 신앙을 위한 선언서>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왕이 목사는 2019년 12월, ‘국가 권력 전복 선동 및 불법 사업 경영’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린펀 언약 가정교회 목회자들은 여러 차례 경찰 심문을 받았고 교회는 강제로 이사해야 했습니다. 교회 학교도 여러 차례 경찰에게 급습당했습니다. 그러던 2022년 8월 19일, 이 교회에서 야외 가족 행사를 주관하여 진행하는 동안, 100명이 넘는 경찰이 행사장을 급습했습니다. 이후에 리지에 목사님과 한샤오동 목사님과 왕창 성도님이 ‘사기’ 혐의로 구금되었는데, 그 구금 상태가 현재까지 1년 반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당국에서 ‘사기’를 주장하는 까닭은 이 교회가 등록되지 않았고 따라서 헌금을 합법적으로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재판은 열리지 않았고, 판사들은 변호사들과의 연락을 계속 회피하고 있습니다”라고 폴리 대표는 말했다.

이 여성들은 첸잉 사모가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고 다른 두 사역자의 아내가 서명한 지난 3월 성명서에서, 자신들의 남편이 당한 기독교 핍박 사례에 주목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당국자들이 인권을 침해하고 사실을 도외시하는 핍박 사건을 기각할 것을 각급 법원에 촉구했다고 한국 VOM은 전했다.

한국 VOM은 “이 여성들은 적시에 재판을 열고 재판을 참관할 대표자들을 파견할 것을 린펀 인민법원에 요구했다”며 “또한 사법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고, 자신들의 남편들이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도록 지방 사법 당국이 감독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아내들의 성명서 내용 일부다.

“기독교인들에 대한 이러한 불합리한 체포는 억울하고 부당하고 무의미한 사건을 야기할 뿐 아니라 어떤 의로움이나 선함도 보여주지 못합니다. 이는 법질서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기독교 박해입니다. 이런 사건이 법치주의 원칙에 위배되고 인민의 종교적 정서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남편들이 무죄라는 것을 우리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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