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취현 변호사
연취현 변호사

연초부터 너무도 많은 아동학대, 가정파괴와 관련한 뉴스들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지경입니다. 그 중에서도 미안해 챌린지를 불러일으킨 입양아동에 대한 학대뉴스는 전국민을 분노하게 했고, 국민의 뜨거운 관심의 힘으로 정치권은 여러 법안을 발의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1월들어 입양특례법 개정안 3건, 아동학대 등과 관련된 아동복지법안 12건, 아동학대법안이 17건이 발의되었습니다. 태어나서 스스로 호흡을 하게 된 생명에 대한 측은지심이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법안으로 제안이 되어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어른들의 노력이 강화되는 것을 보면서, 이제 정말 우리 어른들이 생명의 존귀함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흐름이 더 많은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또한 이 흐름이 조금만 더 강하게 앞쪽으로 옮겨져서 엄마의 뱃속에서 죽어가는 생명을 안타까와하는 생명보호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아동학대 뉴스를 볼 때 뉴스 자체보다도 두려운 것은 댓글에 달릴 “어차피 제대로 못키울꺼면서 낙태하지 왜 낳았냐?”라는 식의 의견들입니다. 아이의 고통을 덜어주는 방법이 죽이는 일이 아니듯, 아이의 고통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로 이어지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태아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방문한 중앙부처의 한 담당자분께서 “태아 보호의 문제는 결국 생명과 인간의 보호에 얼만큼의 차등을 둘 것인가의 문제다.”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서 태아를 생명이라고 확실하게 말씀하시는 당연한 문장에 감사하면서도 동시에 마음 한 켠 허전한 절망감이 들었습니다. 태아는 아직 인간이 아니기에 보호가 제한되어도 된다는 말씀 밑에 깔려있는 전제가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태아의 생명이, 태어난 아이의 생명과 과연 다른 것인가요? 생명의 가치는 갓 태어난 아기나, 돈을 많이 버는 사업가나,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나 모두 같은 것 아닌가요? 그리고 그 가치는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지으신 그 때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며, 처한 곳에 관계없이 보호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럼에도 보호여부를 서로 다르게 정한다니요?

아이들은 어떨까요? 생명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면, 죽지 않고 살기를 더 원하지 않을까요? 뱃속에 있든, 세상에 나와있던 마찬가지로요.

자녀를 보호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우리가 회복해야하는 것은 이러한 생명의 존귀함에 대한 인식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성인지보다도 훨씬 더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생명인지에 대한 감수성의 회복 말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생명인지 감수성 회복의 첫걸음으로 먼저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부터라도 “왜 낙태하지 않았어?”라는 생각을 마음속으로부터 완전하게 지워보는 것은 어떤지 제안해봅니다. 또, 낙태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절대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아시는 분이라면, 주변 사람들이 “낙태”로 아이들의 고통을 경감시켜주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하지 않도록 낙태의 진실과 하나님이 지으신 한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비록 입양아동 학대 사건에 대한 관심이 본질로 확대되지 못하고 “입양”자체에 머물러 버림으로써 오히려 낙태를 막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지만, 결국은 생명인지 감수성의 회복으로 이어지고, 그리하여 그 사건의 본질인 하나님이 지으신 생명에 대한 존귀함을 잊어가고 있는 이 시대를 애통한 마음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사건을 중심으로 해결책을 찾다보면 절대 완전한 해결책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사건을 통해 우리가 떠나온 하나님의 창조원리와 하나님의 진리로 돌아갈 때에만 온전한 해결이 가능합니다.

우리안에 하나님의 지으신 생명에 대한 존귀함을 잊은 부분이 있는지 돌아봅시다. 나만 아니면 괜찮다고, 우리 가족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여기며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지 돌이켜 한사람한사람이 하나님의 진리로 돌아갈 때 국가적 생명인지감수성 회복의 흐름이 시작될 수 있음을 믿습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생명은 존귀하고 소중합니다. 2월 국회 임시회에서 낙태죄를 포함하여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법안들이 논의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잠언 31:8 너는 말 못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

연취현 변호사(행동하는 프로라이프 사무총장)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취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