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태희 새누리당 대선 예비후보 부인 권혜정씨가 출간한 <당신만 함께한다면-나의 남편 임태희> 표지 ⓒ위겐두잇

왕의 남자로 불린 새누리당 임태희 대선 경선 후보의 아내 권혜정 씨가 <당신만을 함께 한다면-나의 남편 임태희->’(위겐두잇, 2012년 7월)이란 책을 냈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선거에 즈음해 자전에세이를 내는 것은 관행처럼 됐다. 하지만 후보자 아내가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상에 알리는 책은 거의 없다.

권씨가 쓴 <당신만 함께 한다면>도 남편이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 출마를 한 상태에서 책을 냈다. 그래서 남편을 알리기 위한 책이라는 분석도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대선을 꿈꾸는 보수주의자 새누리당 임태희 경선후보에 대해 많은 정보가 수록돼 있다. 평범한 아내로서 정치인 남편과 살아가면서 느끼고 생각난 오밀조밀한 얘기들이 책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남편이 3선 의원을 역임했고,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여의도연구소장, 대표비서실장, 원내부대표 등 주요 당직과 이명박 정부에서 노동부장관, 청와대 대통령실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는 의미에서 아내 권혜정 씨의 글을 읽어 본 것도 진미가 있을 듯해 독파했다. 특히 남편은 현 이명박 대통령 측근으로 대통령실장을 지내서인지 현재도 ‘왕의 남자’로 불리고 있고, 3선의 국회의원을 지낸 동안 기자가 뽑는 ‘신사국회의원’ 백봉신사상을 네 번이나 수상한 경력의 소유자다. 최근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사회론’ ‘마이너리티론’ 등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던 임태희 경선후보를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했다.

아내의 책을 본 임태희 후보는 “아내의 글 속에서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나기도 하고 멋쩍기도 하다”고 소감을 피력하고 있다.

임태희와 아내의 첫 만남은 공군장교 시절 맞선으로부터 시작한다. 1984년 3월 11일, 28년전의 일이다. 한 달 만에 양가 상견례를 하고, 그해 5월 26일 결혼식을 올렸으니 초스피드 결혼인셈이다. 첫 만남에서 아내 권혜정 씨는 “바람은 차가웠지만 내 마음속엔 정체 모를 강력한 봄바람이 일었던 것이 분명하다”고 밝힌 점을 보아, 남편을 보고 첫 눈에 필이 꼽혔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서울의 신혼살림을 청산하고 87년 성남시 판교동 208번지 3대가 모여 사는 본가 맏며느리로 들어가 둥지를 튼다. 텃밭을 통해 배추, 무, 상추, 가지, 감자, 마늘 등의 먹거리를 해결했고, 이때부터 어설프게 낭만적으로 알았던 농촌생활의 고단함과 오묘한 자연의 이치를 깨달았다. 그녀 바라본 남편 임태희의 공직생활은 어땠을까.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제대 후 가장 바쁘고 산적한 현안이 많은 재무부에서 일을 시작했다. 해가 거듭할수록 귀가시간은 늦어졌다. 평범한 집안 가장의 역할은 생각 조차할 수 없었다. 저녁을 함께 먹은 날이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중략). 치열한 부부싸움도 해야 추억할 게 많아진다고들 하는데 우리에겐 아무리 기억하려고 해도 특별한 사건으로 기억되는 일이 없다.”(본문 중에서)

남편이 노동부장관시절 시급한 현안 때문에 자식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바로 일터로 간 일화가 새롭게 느껴진다.

“노동부장관 시절 얼굴보기 만큼 경황이 없었다. 큰 아이 결혼식 때는 노동법 개정문제로 매일 마라톤 회의를 한 때라 식이 끝나자마자 점퍼를 입고 노사협상장으로 향했다. 둘째 딸 결혼식 때도 마찬가지였다. 점심약속이 있는 것처럼 사무실을 잠깐 빠져 나와 신부 손을 잡고 행진을 한 후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경사스러운 날 조금 북적거리는 잔칫집 분위기여도 좋았으련만...”(본문 중에서)

양영중학교를 수석 졸업한 남편은 고등학교 시절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도를 좋아했다는 것이다. 서울 경동고등학교를 입학해 유도부에서 유도를 했고, 반 46등의 성적이 충격으로 작용해 유도를 그만 두고 공부를 시작했다고.

남편의 청춘시절 쓴 동생, 친구 등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는 남녀 연예 편지보다 진중하다는 것이다. 현재도 편지들이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남편 20대 청년시절 철학으로 작용했던 ‘서산대사의 입적시’가 지금까지 남편의 인생철학에 구심점이 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태어남은 한 조각 뜬구름이 피어나는 것이요.
죽음은 한 조각 뜬구름이 사라지는 것이다.
뜬구름 자체가 본시 실체가 없는 것이니.
태어남과 죽음, 세상에 오고 가는 것도 그와 같다.”(본문 중에서)

그는 한창 패기 왕성하던 젊은 날 남편을 엿볼 수 있는 작은 단서를 발견했다. 공군장교로 복무하는 동안 써온 대학노트 다섯 권 분량의 수양록이다. 젊은이 임태희의 생각과 몇 년간의 궤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고.

“민주주의에 있어 그 구성원들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의 능력이다. 물론 이 경우에 대화는 자율의 한계를 벗어나는 과격한 방종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중략).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를 하려면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사실을 직시할 수 있는 여유 있는 마음가짐이다.”(본문 ‘공군장교 임태희 수양록’ 중에서)

딸과의 세대 차이로 경험한 일, 남편 요리솜씨, 시어머니가 만들어준 방석 얘기, IMF시절 옥스퍼드대학 객원연구원으로 재정경제원 총무과장에게 국내 복귀를 시켜달라고 쓴 남편의 편지 사연 등도 잔잔하게 다가온다. 또 2000년도 재경부 과장에서 새내기 정치인으로 신문지상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남편의 선거 도전기, 목포 명예주민이 된 사연 등도 솔깃하다.

특히 국회의원 시절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4선 의원을 지낸 백봉 라용균 선생을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백봉신사상’. 정직성과 언행일치, 교양 및 지성, 리더십과 소신, 모범적 의정활동, 공정성과 합리적 사고능력을 토대로 출입기자들이 선정해 ‘신사국회의원상’으로 불리는 ‘백봉신사상’을 네 번이나 탄 남편 임태희의 사연들도 전해지고 있다. 대통령실장 공관시절 벽 곰팡이의 원인을 제거하기위해 깨진 기와부터 교체했다는 내용들도 눈길을 끈다.

저자 권혜정은 이화여대 가정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현 임태희 경선후보와 결혼했다. 현재는 정치인 남편을 내조하고 있고, 슬하에 두 딸을 결혼해 출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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