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수 박사(이화여대 기독교학과)
양명수 박사(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기독일보DB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우파적 감성시대에 평화를 욕망해 본다"는 주제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목회자학교'가 최근 서대문 이제홀에서 열렸다. "목회자, 세상과 만나다"라는 주제로 두 번째 열리는 이번 강연회에서 양명수 박사(이화여대 기독교학과)는 "사랑과 정의: 정의로운 한국 사회를 위해서"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양명수 박사는 "한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데 바탕이 되는 덕목이 정의"라고 말하고, "정의가 있어야 인간관계와 한 사회가 평화롭다"면서 "정의롭게 행동해도 손해 보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을 때, 한 개인은 원칙을 지키며 바르게 행동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의는 사랑을 위한 환경"이라 말하고, "정의가 없는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피해의식에 젖어 있어서, 인간에 대해 예의를 지키고 남을 배려하기 어렵다"면서 "사회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양 박사는 특별히 한국사회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무질서한 모습을 두고 민족성을 들먹이는데, 이는 민족성 문제가 아니라 경험의 문제"라며 "불신은 불행한 역사적 경험에서 생긴 것"이라 진단했다. 조선시대 사회 지도층에 대한 불신, 구한말부터 외세에 의해 시달리고 상처받은 경험과 전쟁 등을 비롯해 빠른 경제성장에 수반된 부패, 투기, 특권층의 도덕적 해이 등이 정의감을 크게 해치고 사회 불신을 키웠다는 것이다. 덧붙여 그는 "근대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루지 못한 채 서양제도를 베끼면서 형성된 철학의 빈곤도 정의를 이룩하는데 큰 걸림돌"이라 했다.

때문에 양 박사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서 옳은 게 결국 좋은 거라는 생각이 시민들 사이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려면 정의가 무엇이며, 왜 정의가 필요한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고, 때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그런 점에서 우린 아직도 언어가 빈곤하고 합리적 설득의 언어와 논리가 부족하며 어쩌면 이런 문제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사회 지도층들의 도덕적 해이가 사라져야 한다"고 말하고, "특권의식이 사라지고 누리는 만큼 자신의 직무에 대한 공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양 박사는 "남을 배려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중요하다"고 했다. 또 그는 "종교에서 아무리 사랑을 외쳐도 정의가 없는 사회에서는 남을 배려할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하고, "종교는 사랑을 말할 수 밖에 없지만, 그 사랑이 정의를 해치는 것이 아닌지를 스스로 살펴야 한다"면서 "안 그러면 종교는 사회정의가 이룩되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양명수 박사의 발표 외에도 행사에서는 "단팥 빠진 붕어빵의 욕망: 평화 없는 시대의 평화를 향한 욕망"(박일준) "자기혁명의 안과 밖, 영성"(이은경) 등의 발표가 이뤄졌으며, 마지막에는 전체 토의의 장이 마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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