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심장병 어린이 20년
행사를 마무리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과 관계자들.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20년 전 심장병으로 고통받던 이슬기 양의 수술비를 한국구세군(구세군, 사령관 박종덕)에서 지원하며 첫걸음을 뗀 '국내외 심장병 어린이 치료사업'이 20주년을 맞았다. 

 

신생아 1000명 중 8~10명이 선천성 심장병으로 태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심장병 수술의 발달로 이제는 수술만 하면 대부분 건강을 되찾을 수 있지만, 아직도 상당수 어린이들이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고통속에 살아가고 있다. 

구세군은 1995년부터 이러한 국내외 어려운 어린이들을 찾아 한국도로공사, 금융감독원, KB국민은행의 후원과 국립의료원, 동의성단원병원, 세종병원, 가천대길병원의 협력으로 20년 동안 782명의 어린이들에게 새 생명을 얻게 됐다. 

1995년 첫해에 국내 어린이 34명이 수술지원을 받았다. 1998년에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모금이 시작돼 여기에서 나오는 기금으로 심장병 수술의 재원이 마련됐고 이로 인해 1999년부터는 해외 어린이 심장병 수술로까지 확대됐다.

이렇게 확대된 치료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477명, 중국 160명, 몽골 61명, 베트남 10명, 러시아(고려인) 7명, 필리핀 1명, 캄보디아 49명, 키르키즈 공화국 17명 총 782명이 수술지원을 받게 됐다. 

구세군은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수술지원 어린이들을 초청, 완치를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는 기념식 및 만찬회로 진행됐다. 구세군 심장병 사업 20주년 기념영상 시청 후 박종덕 사령관이 인사말을 전했다. 박 사령관은 "심장병 어린이 치료사업은 1995년부터 시작돼 2015년까지 20주년이 됐다. 처음에는 '저소득 가정 심장병 환자 수술사업'으로 시작됐다. 꺼져가는 어린 생명들에게 희망의 빛이 돼주었고 어린아이들이 수술을 받고 건강하져 마음껏 뛰노는 모습을 볼 때 일에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사령관은 "우리나라도 경제적 빈곤으로 심장병 어린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의료선진화로 인해 심장병 어린이들이 감소했다. 그러나 눈을 돌리게 되면 개발도상국인 이웃 나라의 심장병 어린이들은 돈이 없어 죽어가는 어린이들이 너무 많다. 이러한 자녀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가정, 수술대 위에서 죽음과 삶의 기로에 있는 어린 생명들에게 여러 기관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절망이 희망으로 슬픔이 기쁨으로 바뀌게 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든든한 파트너이자 후원자이신 협력기관들이 있었기에 이 일이 가능했던 것처럼 변함없는 사랑과 나눔으로 함께 간다면 생명을 살리는 일에 희망의 빛이 비추게 될 것"이라며 심장병 어린이 치료사업에 동참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구세군 심장병 어린이 돕기 20년
케익 커팅식에 함께 하고 있는 구세군 관계자들. ©이동윤 기자

이어 박 사령관은 김병열 박사(동의성 단원병원 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고, 김병열 박사와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가 축사를 전했다. 

 

김병열 박사는 축사에서 "구세군의 후원으로 '저소득 가정 심장병 환자 수술사업'을 시작한지가 올해로 벌써 20주년이 됐다. 돌이켜보면 1995년 첫 환자(이슬기양 당시 8개월)을 통한 구세군과의 만남은 저의 의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전기를 마련해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국립의료원 소아과에서 급하게 심장수술요청이 있었고 수술비를 도와줄 후원자를 찾던 중 구세군에서 후원해주신다고 해 수술이 진행됐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며 20년전 첫 수술 당시를 소개했다. 

김 박사는 "이 사업은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킨 인도주의적 사업이었고, 해외 심장병 어린이 수술사업으로 확대된 가운데 많은 단체와 병원이 동참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초창기 해외 심장병 어린이들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과정이나 회복과정이 모두 어려웠다는 생각이 든다. 심장병 환자 돕기 수술을 시작한지 20년, 급박한 순간도 많았다. 응급상황의 심장병 환자가 하루 만에 수술이 결정됐을 때 한밤중에 이뤄진 수술임에도 병원의 모든 관계자 및 수술팀들이 아무런 불평없이 자기 임무에 충실해 좋은 결과를 이뤄낸 일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또 이에 따른 모든 비용을 전담해주신 구세군에 커다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매년 현지로 수술받을 어린이들을 사전 진단하기 위해 해외출장을 간다. 그때마다 이전에 수술받았던 아이들을 같이 만나게 되는데 아팠던 아이들이 건강해져서 웃음 가득한 얼굴로 고맙다고 인사할 때 가슴 한구석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을 느끼게 된다. 저의 다짐은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사업을 계속 진행해야겠다는 것이 아마도 하나님께서 이 일을 위해 저와 구세군의 인연을 맺어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며 20주년을 맞은 소감을 전했다. 

축사에 이어 이날 참석한 몽골·중국 관계자들이 감사인사를 전했다. 몽골·중국 관계자들은 "말로 다할 수 없이 감사하다. 우리 아이들은 수술해주신 날을 두 번째 생일로 생각한다. 아이들이 너무나 큰 사랑 속에서 다시 태어나게 됐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사회에 기여하길 소망한다. (하지만) 아직도 아픈 아이들이 많다. 구세군에서 무료로 수술사업을 해주셔서 거듭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흘리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후 이날 행사는 선물증정과 기념촬영, 이사벨 씨(팝페라 가수, 구세군자선냄비 친선대사)의 특송, 축하케익 커팅식, 김필수 구세군 서기장관의 오찬 감사기도에 이어 만찬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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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군 #심장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