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한국은행도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 중후반대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데다 중국·일본·유로존 등의 경기부진, 유가 하락 등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럽경제 부진이 생각보다 심하고, 중국 경제의 성장세도 눈에 띌 정도로 둔화되고 있다"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예상보다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월 이후 두 달 간의 변화를 보면 내년 성장률 전망치(3.9%)를 유지하기는 힘들다고 본다"며 "이런 것을 감안해 내년 1월 전망치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한은은 지난 10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9%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더욱이 다른 경제전문기관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최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3%p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한은도 3.7~3.8% 전후로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KDI는 지난 10일 발표한 경제전망을 통해 "미국의 금리인상·유로존 경기회복 지체 등 세계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내적으로도 가계부채 확대·기업실적 부진 등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이 점차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이 같은 분석을 근거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발표된 전망치(3.8%)보다 0.3% 포인트 낮은 3.5%로 하향 조정했다.

KDI는 더욱이 이런 전망치를 추가로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KDI는 "만일 세계경제 성장률이 금년(3.3%)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률도 3%대 초반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11월 이후 경제전망을 발표한 민간 기관의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 평균(3.7%) 역시 한은의 전망치(3.9%)를 하회하고 있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중국의 경기 둔화 장기화와 내수의 구조적 부진으로 인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5%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유가 하락의 수혜와 정부지출 확대 등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 중 단기적으로 반등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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