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감리교 감독제도' 어떻게 개혁하는 것이 해법일까.
그동안 한국 감리교회(기독교대한감리회)는 감독회장·감독 선거 등을 치르며, 금권·비리선거가 난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선거만 끝나면 줄이은 소송 사태로 감리회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현 전용재 감독회장 체제가 출범하며, 다소 진정 국면을 맞고 있긴 하지만 언제든 다시 '재판 분쟁'이 닥쳐올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전용재 목사)는 새롭게 '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 감리교 개혁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2일 '감리회 선거제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를 주제로, 9일에는 서울 광화문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본부 회의실에서 '감리회 감독제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첫번째 발제자인 차홍도 목사(장단기발전위원회 서기)의 불참으로 남재영 목사가 대신, 발제문을 낭독했다. '감리회 감독제혁을 위한 제안'이란 발제문에서 차 목사는 "불행하게도 한국 감리교회가 타락과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감독제도 때문"이라며 "중앙 집권적 감독제인 미국식 감독제를 그대로 수용한 한국 감리교회는 한국 특유의 온정주의와 분열주의로 인해 많은 폐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차 목사는 "오랫동안 이른바 '한국적감독제'의 정착을 위해 수정과 보완을 거듭해, 감독제의 골격이라 할 수 있는 파송권과 순회 목회제를 상실한 채 그 상징성만 보유하게 됐다"며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이렇게 감독의 실질적 치리권을 대폭 잃어버린 명예만 남은 감독제임에도 불구하고 학연과 금권을 매개로 한 선거 열풍은 날이 갈수록 과열되고 있으며, 숱한 후유증을 낳고 있어서 감리교를 병들게 하는 원흉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국 감리교회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차 목사는 현행 감독제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두 가지 개선안이 있다고 전했다.
첫째는 감독제를 폐지하고 '연회장 제도'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 목사는 이 제도의 효과로 "이것은 감독제가 떠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 즉 성직의 계급화를 막고, 선거의 타락을 막기 위해서 바람직한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회장 제도'의 단점에 대해, 차 목사는 "연대의식이 날로 줄어들어 개 교회주의를 부추긴다는 우려가 있는 판에 감리교의 구심점이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있고, 더욱이 기존의 감독으로 상징되던 교단적 권위 혹은 실무적 권한 행사가 상당 부분 축소돼 연회장의 위상 격하 내지 무력화를 촉진시켜 연회 총무 중심으로 전환될 염려 또한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차 목사는 '연회장제'가 감독제를 부정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4년 전임감독제를 기반으로 한 연회장 제도이기 때문"이라며 "연회장제를 취하면 연회는 인사와 행정만을 담당할 터인데 그때 연회장과 총무의 지위와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좀더 세밀한 점검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차 목사는, 감독제에 대한 개선방안 둘째로 현행 감독제를 살리되 수정·보완하는 안이라고 전했다.
차홍도 목사는 발제문에서 "이것은 감독제야말로 감리교의 기본 체제이므로 그 본질을 포기할 수 없다는 충정에서 나왔다"며 "현 10개 연회를 절반 수준인 5개 연회로 축소·통폐합해 4년 전임제 감독을 선출하는 방안과, 연회 수는 그대로 두고 4년 임기의 전임제 감독이 2~3개 연회를 동시에 치리하는 방안이 있다"고 밝혔다.
'광역발 통합연회 4년 전임 1인 감독제'의 경우, 장점으로는 정책 지속성과 연회 감독들이 효율적 공조체제를 꾀할 수 있다는 점과 2년마다 대량으로 양산되는 감독 수에도 제동을 걸어 감독의 권위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차 목사는 전했다. 하지만 차 목사는 ▲감독선거의 타락상 방치 ▲비대해진 연회로 인한 각종 회의소집 난항 ▲연회의 통폐합 및 분할 난항 등을 이 제도의 단점으로 지적했다.
'2~3개 연회 4년 전임 1인 감독제'에 대해, 차 목사는 "장점으로 연회를 비롯한 각종 회의를 소집하고 주재하기에는 큰 불편함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단점으로는 ▲감독선거의 타락상 여전히 방치 ▲업무의 효율성 저하 ▲통솔력 저하 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렬 목사(장단기발전위원회 집필위원)는 '연회장 제도'에 대해서는 "감독이 연회장이 바뀌어도 연회장 직무의 상당 부분이 그대로 옮겨질 것"이라며 "약간의 권한은 제한되겠지만, 크게는 달라질 것이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중요한 것은 금권선거로 얼룩진 선거판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감독회장의 권한 분산 ▲'간선제 제비뽑기' 등 선거법 개선 등을 감독제도 개선 방안으로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