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오는 21일 전면 시행되는 도서정가제를 두고 제2의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처럼 시장과 소비자에 불리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정부가 법안 취지 설명에 나섰다. 시행을 불과 2주일여 앞둔 가운데 시장에서는 '사재기', '땡처리' 할인 등 부작용을 지적하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5일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도서정가제가 좋은 취지에도 예외 조항이 많아서 원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는 구멍이 많았다. 할인율이 높았고 예외 도서가 너무 많았다. 원래 취지에 맞춰서 개정했다"고 말했다.

'도서정가제'는 출간 18개월 이후 구간(舊刊)과 초등학교 학습참고서 등 기존 도서정가제의 예외 부문 도서들까지 모두 15%까지만 할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해 시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19%(현금 할인 10% 이내 + 마일리지 등)였던 신간 할인율을 15% 이내(단 현금 할인 10% 이내 + 마일리지 등)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8개월이 지난 도서는 정가를 재조정해 변경된 정가로 판매 ▲도서관에 공급하는 도서에도 도서정가제 적용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법안은 이후 출판업계와의 추가 협의를 통해 ▲중고 도서 범위에 기증 도서 제외 ▲간행물 판매자 범위에 판매 중개자(오픈마켓) 명시 등도 포함했다. 도서정가제 위반 과태료 상향 조정(100만원에서 300만원)은 추가 시행령 개정에 포함하기로 협의했다. 과태료를 위반 건수마다 적용해 법안의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출판시장 내에서 지나친 도서 가격경쟁을 막고, 도서의 질로 경쟁하려는 풍토를 정착해 출판문화의 질적 제고를 유도하려는 정책 취지다.

정부는 개정된 도서정가제가 출판 시장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어느 정책이든 완벽한 정책이 있을 수는 없다. 시행 단계에서 약간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많은 이해관계가 있다. 창작자, 출판계, 서점, 소비자 등 네 가지 행위자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또 "개정된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폭탄세일이 이어지는 것은 그만큼 그동안 가격 거품이 많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시행 후 도서 가격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조정될 것으로 본다. 출판, 서점, 유통 생태계가 착한 가격을 형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합리적인 선택 기회 제공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도서관의 도서 구입비가 증가해 도서 구입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내년도 우수도서보급사업에 142억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최대한 증액하고 또 증액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개정된 도서정가제의 정착을 위해 시장을 예의 주시한다는 계획이다. "출판사 간의 담합, 공정거래 위반 소지가 있을 때 엄중히 감시할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가 단속하게 된다. 문화부는 단속 권한은 없지만 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보조를 맞춰서 현장에서 점검하고 통보해 법안이 잘 지켜질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수시 점검반을 구성, 점검할 계획이다."

개정된 도서정가제 시행일은 할인폭 제한 도서에 초등 참고서가 새롭게 포함된 것으로 설명했다. "11월에 시행함으로써 학기 초 개정된 도서정가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생각이다. 초등 참고서를 펴내는 출판사들과 직접 만나 거품 가격이 형성되지 않도록 노력할 생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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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