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지적설계연구회(회장 이승엽 교수) 10주년 국제학술대회가 26~27일 한동대 및 서강대에서 마이클 비히(Michael Behe)교수를 초청해 진행됐다.

마이클 비히 교수는 지적설계론을 대표하는 학자 중 한명으로 그의 저서 '다윈의 블랙박스'는 1996년 '다윈의 블랙 박스'(Darwin's Black Box)를 출판해 생화학 시스템 중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 (irreducible complexity)의 개념을 제시하고 구체화해 미국내에서만 25만부가 팔린 설계론의 대표격 서적이 됐다.

그는 이런 시스템들이 설계에 대한 증거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설계를 접목시킨 생물학 연구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나게 되었다.

▲마이클 비히 교수   ©지적설계연구회

비히 교수가 제시한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이란, 분자 수준에서 작동하는 여러 부품으로 이루어진 분자 기계에서, 하나의 부품이 제거되었을때 전체의 기능을 잃게 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비히는 생화학자로서 세포내에서 일어나는 많은 세포내 기관들이 여러 단백질들의 복합체로서 맞물려서 기능하는 분자 수준의 기계와 유사하다는 것에서 이러한 개념을 착안해내었다.

다윈주의 진화 메커니즘은 점진적이어야하는 반면에 이러한 복잡성은 부품을 하나씩 더하는 점진적 메커니즘으로 설명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설계로 설명될 수 있다는것이 비히 교수의 주장이다.

그가 쉬운 설명을 위해 즐겨 사용하는 예는 쥐덫으로, 쥐덫은 스프링, 망치, 바닥, 집게로 이루어져 쥐를 잡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들 부품중 하나라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는 쥐덫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 부품은 쥐를 잡기위한 도구로 각 부품들이 처음부터 의도된 방식으로 주어져있어야만 제대로된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의 기초가 되는 개념은 비히가 '심판대 위의 다윈'이라는 책을 낸 필립 존슨의 출판을 기념하는 심포지움에서(Southern Methodist University) 설계론 진영의 필립 존슨, 찰스 택스턴, 스티븐 마이어, 윌리엄 뎀스키 등을 만나며 제시하게 된다. 마이클 비히는 이런 만남을 바탕으로 그의 책 다윈의 블랙박스를 기획하게 되고 설계론 진영의 대표적 학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필립 존슨과의 만남도 특이한데, 필립 존스가 과학에 있어 전문가가 아니면서도 다윈주의 진화에 대한 날카로운 학술적 비판을 제시한 책을 내고 나서 과학계의 '인신공격'에 가까운 반응이 계기가 됐다.

과학계에서는 필립 존슨의 학술적 비판에 대해 논증하는 것이 아니라 인신 공격에 가까운 리뷰를 저명 과학 잡지 '사이언스'지(Science 12 July 1991: 379. Johnson vs Darwin)에 실어 비히는 사이언스지 편집자에게 이에 항의하는 서신을 쓰게되고 이를 계기로 필립 존슨과 알게 됐다.

로마 가톨릭 신자였던 비히 교수는 어린 시절 가톨릭 성당에서 운영하는 사립학교(parochial school)에서 배웠던대로 신이 법칙을 만들 수 있고, 그러한 2차적 요인들 즉 진화 법칙을 통해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입장 – 현대 다윈주의 진화 이론과 조화될 수 있는 입장으로 로만 가톨릭은 많은 개신교 입장과 달리 현대 진화 이론과 양립할 수 있다는 입장 – 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었다.

그가 국립보건원에서 박사 후 연수과정 중에 있을 때에도 그는 다윈주의 진화 이론을 의심해야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그의 진화론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은 그가 르하이 대학에 생화학 교수로 부임한 이후 1980년대 후반, 자기가 속해있던 북클럽에서 마이클 덴턴의 'Evolution : a theory in crisis'를 읽으며 종교적 이유가 아닌 과학적 이유로 다윈주의 진화 이론을 반대하는 것을 처음 접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그는 현대 다윈주의 진화 이론이 자신이 전공하고 있는 생화학 분야 즉 분자적 수준에서 그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고 관련된 주제들을 연구해 르하이 대학교에서 '종교와 과학, 진화론'이란 과목을 개설해 진화론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을 소개하고 진화론에 대한 학술적인 비판을 시작하게 되며 필립 존슨의 '심판대 위의 다윈' 책도 접하게 됐고 필립과의 인연도 시작됐다. 훗날 필립 존슨은 지적설계론 운동을 주도하는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한편 비히의 책 '다윈의 블랙박스'는 뉴욕타임즈 등 신문, 잡비 뿐 아니라 Science나 Nature 등 전문 학술지에서 비평됐고, Christianity Today에서는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국내를 포함해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판매됐다.

반면 출판 이후 많은 이들이 비히의 견해를 비판하기도 했으나 실제 논란을 자세히 살펴보면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을 지닌 분자 시스템이 어떻게 다윈주의 메커니즘에 의해 생성될 수 있는지 보여진 사례는 전무하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비히는 2006년 다윈의 블랙박스 10주년 개정판을 내는 서문에서도 자신의 견해에 대한 제대로 된 논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적설계론의 본부격인 디스커버리 연구소 (Discovery institute)의 선임연구원 (senior fellow)이기도 하며 그의 블로그(http://behe.uncommondescent.com)를 통해 관련 글들을 포스팅하고 있다.

다윈의 블랙박스 이후, 그는 자신이 박사학위를 했던 주제와 관련된 sickle cell anemia를 포함한 다양한 주제로 다윈주의 메커니즘의 한계를 서술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Edge of Evolution이라는 그의 두번째 책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한편 26일, 27일 비히 교수는 한국에서 'The Intelligent Design of the Foundation of Life' 주제로 강연했다. 27일 오후에는 영어로 학술강연이 진행, '지적설계와 인류원리'(홍성욱 박사/고등과학원), 'Gitt의 정보이론과 Chomsky의 오류점'(신성균 교수/강원대), '검색에서의 정보의 보존: 성공 비용의 개량'(김영식 교수/조선대), '다윈 이론의 수사학 및 신학적 용법'(Roger Dehart/용산국제고), 백행운 교수(을지의대), 황창일 박사(지적설계연구회), 김만복 교수(단국의대) 등이 강연했다.

■ 지적설계 이론 및 지적설계연구회 소개

지적설계 이론은 1990년대 초부터 미국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진화론에 대한 학술적인 비판 이론으로, 최근 미국 창조-진화논쟁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지적설계운동의 효시는 UC 버클리의 법학 교수인 필립 존슨이 1991년에 출판한 '심판대 위의 다윈(Darwin on Trial)'이라 볼 수 있다.

2005년 8월 1일에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물학 교과서에서 진화론과 더불어 지적설계를 포함한 다른 대안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함으로 진화론과 지적설계 진영간의 싸움에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부시 대통령은 학생들의 교과과정은 연방정부보다는 주 교육위원회에서 결정할 사항이지만 생명의 기원과 생명체의 복잡성에 관련하여 논쟁이 있다면 학생들에 진화론 이외에 지적설계를 포함한 다른 대안을 같이 가르쳐야 하는 것이 교육의 일환이라 표명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오하이오주와 펜실바니아주 도버 교육위원회를 비롯해 몇 개 주에서는 생물학 교과서에서 지적설계 이론을 진화론과 같이 가르치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며 모두 31개 주에서 다양한 형태로 유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적설계연구회 2004년 8월 21일에 창립한 지적설계와 관련한 순수 연구단체로서 국내 지적설계 관련 연구를 통합하고 활성화하여 진화론에 대한 학술적인 비판과 과학적인 대안 이론을 이루어가는 것을 목표로 심포지움 개최 및 관련 서적 번역 및 출간, 지적설계 소개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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