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규 교수   ©자료사진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은 상호 영원히 다다를 수 없는 평행선일까? 이 고민이 선교계에서도 숙제이기에, 신경규 교수(고신대 선교학)가 두 신학적 정신이 협력할 가능성에 대해 살펴봤다. 그는 제6차 NCOWE에서 "선교신학에 있어서 본문과 상황의 통전성: 한국의 선교학자가 본 서구의 두 선교신학"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신경규 교수는 먼저 "한국적 선교학이 한국적 상황을 부각시키는 선교학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은 성경적이고 초문화적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가져야 한다면 서구에서 전개된 선교학을 창조적으로 종합하고 결합하는 것도 한국적 선교학의 한 분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에든버러 세계선교대회(1910)로 문을 연 20세기 세계선교 대회는 이어지는 양차 세계대전을 통하여 세계와 식민지 상황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방향으로 관심의 초점이 옮겨가게 된다"며 "이에 따라 선교신학도 상황을 중시하는 에큐메니칼 선교신학과 성경 본문을 우선시하는 복음주의 선교신학으로 양분되게 된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신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20세기 중반에 접어들면서 복음주의 진영과 에큐메니칼 진영의 선교에 대한 이해는 더욱 양극화 되었고, 그로 인해 서로에 대해 민감한 반응과 소모적인 논쟁으로 양극화로 치달았다. 복음주의 진영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봉사라든지, 사회구조적 악으로 고통 받고 소외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회정의를 실현하며,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에 무관심한 채 전적으로 선교의 수직적 차원인 복음전도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에큐메니칼 진영은 복음 전도의 강조보다 수평적인 관심에 치우쳤는데, 공동체들의 인간화나 고통 받는 자들의 해방과 같은 사회·정치적 활동의 관점에서 복음을 재해석하려는 데에 몰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복음주의 선교신학이 성경의 본문(text)을 중시 여겨서 복음전도를 통해 예수님의 지상명령(마 28:18-20)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것을 강조한다"고 설명하고, "그들이 성경본문에 대한 지나친 강조로 말미암아 시대적 상황(context)에 대한 고려가 부족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고 또한 실제로 그러한 경향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복음주의 선교신학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에 민감하지 못하고 시대적 상황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은 인간의 역사과정 속에서의 상황 자체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창기 에든버러 대회(1910)의 낙관적인 전망이 1,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하여 무너지고 선교 현지에서의 제국주의와 전쟁으로 인한 착취와 가난, 인권유린 등의 문제가 전면으로 부각되면서 자연스럽게 선교에서의 관심도 복음전도는 도외시 된 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환치되고 만다"고 말하고, "이러한 경향은 세계교회협의회(WCC) 웁살라대회(1968)에서 선교의 목표가 '복음화' 대신 '인간화'로 대치되면서 극단적인 방향으로 전개되는데 이러한 성향은 방콕 세계전도 및 선교대회(CWME)의 주제인 '오늘의 구원'과 그 논의에서 절정에 달하게 된다"며 "구원의 개념마저 미래적인 개념이 약화되어 오늘의 구원만 강조되는 경향으로 변모된 것"이라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로잔 세계복음화대회(1974)을 통해 복음주의신학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무를 재인식하고 시대적 상황(context)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하기에 이른다. 이후 로잔 후속대회와 제 2, 3차 로잔대회를 거치면서 복음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포괄하는 통전적 선교에 대한 복음주의의 방향성은 더욱 공고해 지게 됐고, 에큐메니칼 진영이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의 "관계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상황이 성경 본문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 지를 성경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두 신학진영의 연합 가능성을 높이게 됐다.

신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복음주의 로잔대회의 결론은 에큐메니칼 진영의 신학에도 영향을 줘 복음주의 로잔대회 1년 후인 1975년 열린 나이로비 5차 WCC총회(1975)는 선교에 있어 복음전도를 다시 강조하게 됐다. 그 이후 미국의 샌안토니오 CWME 대회(1989)에서는 개인에 대한 복음전도와 구원의 강조와 Missio Dei의 현재적–종말론적 시각을 반성하고 구속사적 관점으로 해석함으로 통전적인 선교를 강조하게 된다.

신경규 교수는 "로잔대회(1974)에서의 복음주의 선교신학이 변화된 점과 로잔의 영향을 받은 제5차 WCC 나이로비 총회(1975) 이후 대회들의 선교신학이 본문을 중시 여기는 경향으로 돌아 선 것은 두 진영의 신학이 본문과 상황 사이에서 성경적인 방향으로 상호 수렴하는 선순환의 과정을 이룬 것"이라 평가하고, "이러한 동향은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으로 앞으로의 기조 역시 대립과 반목의 역사를 반복하기 보다는 상호 보완하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선교신학이 보다 온전하게 전개되어 갈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더불어 "양 진영의 신학자들이 지속적으로 상호교류 하면서 비판을 위한 비판을 지양하고 상대방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과 아울러 상대의 견해를 이해하려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요청된다"고 했다.

신 교수는 한국적 상황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선교신학, 나아가 한국의 전반적인 신학적 경향에서 이 양자의 신학이 관점의 변화를 통해 서로를 비난하고 폄하해 오던 태도를 지양하고 서로를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는 태도로 변화하고, 나아가 서로 연합한다면 협력사역을 위한 기초가 마련될 뿐만 아니라 교계의 성도들과 국민들에게 신뢰를 심어주어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 개개인이 복음을 만나 변화되고, 교회가 성장하며, 사회가 변화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한편 제6차 NCOWE는 16일까지 진행되며, 종합토론을 마친 후 RCOWE가 계속해서 같은 장소인 Acts29 비전빌리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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