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봉 박사   ©자료사진

"신자의 자살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 어려운 주제를 놓고 박상봉 박사(대신총회신학교)가 26일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63차 정기논문발표회에서 발표했다.

먼저 박상봉 박사는 "자살이 십계명의 제6계명에 근거해 자신 스스로를 죽이는 살인으로써 분명히 심각한 죄"라고 지적했지만, "그 자살이 죄일지라도 하나님의 영원한 의지와 작정(예정)에 근거하여 죄가 유기의 가장 깊은 원인이 아니라는 이해 속에서 신자가 자살을 했다고 할 때, 오직 표면적 사건으로만 드러나 있는 자살 자체로만 구원의 유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교회 안에서 '자살을 하면 지옥에 간다'는 무조건적인 선언은 자살을 예방하려는 목적을 가진다고 해도 너무 일방적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박 박사는 "구원과 멸망에 대한 깊은 원인이 하나님의 의지와 작정(선택적 작정과 유기적 작정)에 속해 있다고 해도, 최종적인 유기는 피조세계 속에서 인간이 짓는 죄를 통해서 실현된다는 사실과 관련하여 신자의 자살이 거짓된 신앙 안에서 발생된 것이라면, 그 신자가 유기된 자일 수 있다는 것을 거부하기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즉 자살은 교회 안에서 긍휼과 동정심만으로 다루어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란 말이다. 자살을 한 신자의 가족들을 위해서 교회는 충분히 위로하고 무한한 사랑으로 품어야 하지만, 단순히 자살한 신자와 그의 가족들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 때문에 쉽게 "자살을 한 신자도 구원을 얻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거나 혹은 "자살은 구원과 상관없다"고 말하는 것에도 신중함이 기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박상봉 박사는 "우리가 교회 안에서 자살에 대해 논해야 할 것은 더 근본적으로 '자살이 죄인가 아닌가?' 혹은 '자살은 구원과 상관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닐 것"이라 했다. 오히려 "우리와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어떤 신자도 자살에 이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한국 사회가 자살공화국의 오명을 가지고 있다고 할 때, 그 책임이 한국 교회에는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다"며 "우리는 동시대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서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힘들어 하는 지체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박사는 "한국 교회 안에서 자살자를 어떻게 줄일 수 있겠는가?"에 대한 깊은 숙고가 필요하다면서 "모든 교회 안에서 자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성경이 말하는 인간의 실존적 의미와 가치를 더 깊고 풍성하게 가르칠 필요뿐만 아니라, 동시에 신자들 상호간의 깊은 사귐이 있는 교회 공동체성의 강화에 더 많은 여력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박사는 마지막으로 자살한 신자를 위해 "교회가 장례 예배를 드릴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장례 예배라고 해도 우리는 죽은 자를 위해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유족들의 위로와 죽음을 목도하는 사람들의 경계를 위해 예배드리기 때문이다. 다만 "장례 예배가 조금은 더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 그는 "죽음의 형식이 어떠하든 죽은 자에 대해 예의를 갖추는 것은 당연"하다며 "자살자의 장례식을 두고 교회는 지나친 신중함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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