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관련 시민 운동에 앞장서는 등 자살자 방지를 위한 사역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교인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제대로 막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1일 자살사망자 통계와 자살 시도자에 대한 면접 조사 등 전국 단위의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종교인으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 중 개신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자 종교 현황   ©그래픽=강은주 기자

이 결과는 대형병원의 응급실을 찾은 자살시도자 천3백여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한 통계로 종교가 없는 경우가 65.5%로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개신교는 16.0%, 불교는 9.4%로 나타났고 천주교 신자는 3.5%로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종교인 중 개신교 비율은 46.3%에 달하는 높은 수치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보여왔던 자살에 대한 관심을 생각하면, 이같은 결과는 충격적이다. 한국교회는 현재 다양한 생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학계는 관련 학술대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있으며, 종교계가 함께 하는 생명운동을 위한 시민단체 발족에 개신교계가 주도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또 사회 안전망의 한 축으로 교회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함께 관련 활동을 넓여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로 활발한 대외적 활동과 집중하다 정작 가까운 성도들의 영적인 돌봄에는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발표된 자료를 보면 일반적인 인식과 다르게 자살은 대부분 미리 예방이 가능한 것이였다. 평소에 성도들에 대한 영적인 돌봄 사역이 제대로 됐다면 소중한 생명이 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는 결론이다.

자살을 시도한 경위를 살펴보면 경제적 문제(10.1%), 신체 질병(5.7%)등 외적인 환경 문제보다는 정신적인 문제(정신과적 증세: 37.9%, 대인관계 스트레스 31.2%)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일반인들의 거의 절반(47.4%)이 자살은 아무런 경고 없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반에 자살자의 경우 연령에 따라 특정한 행동이나 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은 한국교회가 지금이라도 가장 내 몸처럼 돌봐야 할 성도들의 영적 건강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교계 한 관계자는 "충격적인 결과이자 한국교회가 목회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외적인 생명 운동 전개도 좋지만 성도들의 고통에도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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