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경일 박사, 조성택 교수, 현재우 박사   ©기독일보

새길교회가 창립 27주년을 기념해 종교문화포럼을 열었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평신도들의 대화: 종교는 오늘의 사회문제인가?'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지난 2일 강남청소년수련관 1층 강당(7호선 청담역)에서 진행됐다. 패널로는 조성택 교수(고려대 철학과), 현재우 박사(한국 CLC 교육국장), 정경일 박사(새길기독사회문화원 원장) 등이 참여했다.

현재우 박사는 이날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은 개인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천주교의 경우 익명성 안에서 신앙생활하기 좋지만, 이는 수동적 신앙의 모습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사회문제의 책임감은 능동성과 관련이 있다. 가톨릭의 사회참여를 볼 때에 신자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사제단이 성명서를 내면 신자들이 이를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택 교수는 "불교에는 원래 성직자와 평신도의 개념은 없었고, 재가자와 출가자의 개념이었다. 그러다가 기독교의 유입으로 불교에서도 성직자와 평신도의 개념이 소개됐는데, 좋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재가자 평신도로서 사는 기쁨은 일상의 삶 가운데서 기쁨과 슬픔과 고통을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경일 박사는 "오늘날에는 종교가 사회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종교를 구원해야 할 것 같다. 성직자들의 잘못도 있지만, 깨어 있지 못한 평신도들의 잘못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정 박사는 "성직자의 경우 영적인 모험보다는 종교 전통의 수호자 역할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평신도들은 전통을 쇄신하고 세상에서 새로운 것을 자유롭게 접하면서 종교적 전통을 더 깊고 풍요롭게 하기에 좋은 것 같다. 예수도 부처도 성직자 계급이 아닌 평신도였다. 새롭고 창조적인 일은 평신도들이 더 많이 해왔다.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평신도들이 가질 수 있는 큰 기쁨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이 패널들의 대화를 경청하고 있다.   ©기독일보

그러면서 그는 개신교 평신도들이 신앙을 함에 있어 어려운 점으로 "목회자들의 교권주의를 경험할 때"라며 "목회자들이 평신도들을 '하나님의 양'이 아닌, '자신의 소유물로서의 양'처럼 여길 때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비인간적 취급을 당하면서도 성직자의 교권주의에 수동적으로 따라다니다가 스스로 제물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성직자들은 '평신도들보다 지적, 영적, 윤리적으로 우월하다'라는 인식을 갖고 평신도들을 내려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정경일 박사는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이 시대 교회가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은, 사회 속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평신도들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물론 억울한 면도 많다. 사회적 문제의 대부분은 목사님들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이 교권주의와 횡령 등 사회의 윤리적 기준에도 못 미치는 것은 교회의 다수인 평신도들이 무비판적이기에 일어나지 않는가도 생각해 본다. 사회에서는 합리적인 평신도들이 교회에만 오면 비상식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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