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탐욕'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금융권이 반발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드업체와 특수관계인 증권사가 나서서 수수료를 규제하면 업계를 죽이는 꼴이 된다는 식의 극단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은행연합회는 은행들의 수수료와 임금 등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변명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금융권이 손실은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했다는 세간의 눈총을 의식해 직접 대응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비난 여론에 맞서는 모양새다.

17일 SK증권은 '카드사 잡는 규제 리스크' 제하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카드업계의 고액 수수료에 제동을 걸려는 금융당국을 겨냥한 보고서다.

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낮아져 경영난이 우려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보고서는 "카드업계가 올해 중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은 것이 규제 리스크였다. 그런데 예상했던 수준보다 높은 강도로 규제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사들의 영업환경에 대해서는 "가계대출 부담에 영업확대는 제한되고 서민경제 부담에 수수료 인하 압력은 높아지면서 카드사가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영업 환경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SK증권은 대형 카드사 중 한 곳인 하나SK카드와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없지만, SK그룹의 다른 계열인 SK텔레콤[017670]이 하나SK카드 지분 49%를 보유한 2대 주주여서 관계사나 마찬가지다.

SK증권이 공정거래법상 계열회사인 F&U신용정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되자 하나SK카드가 이 회사에 대한 SK증권 지분 40%를 인수해주는 등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업계의 이익 단체인 협회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13일 성명서 성격의 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은행권이 경제 불황기에 서민의 고통을 외면한 채 예대마진 확대를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돈 잔치를 하고 있다는 비난에 반박하기 위해서다.

은행권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근 3년간 임금 동결과 반납ㆍ삭감 등을 통해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고통 분담에 앞장섰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나 은행 임직원의 급여가 주요 제조업체보다 훨씬 많은데다 거액 `배당잔치'를 했다는 비판에는 침묵을 지켜 `기득권'을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언론과 금융당국에 간접적으로 표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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