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박근혜 정부 1년, 언론의 공공성 평가와 제언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NCCK 총무 김영주 목사   ©자료사진

공청회에 앞서 열린 토론회에서 NCCK 김영주 총무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 1년 박근혜 정부 하에 언론의 공공성은 심각하게 훼손당했고, 공정한 보도를 담보해내지 못했다"면서 "오늘 이 자리가 지난 1년 동안 언론의 공공성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함께 좋은 제언과 대안들을 함께 나누는 장(場)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공청회 기조발제자로 나선 김창룡 교수(인제대 신문방송학과)는 오늘의 언론 현실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에 자조 섞인 목소리를 냈다.

김창룡 교수는 "언론의 공공성 회복은 요원한 길이 되고 있다"며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논의하는 것이 공허할 지경이지만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믿음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경없는 기자회'가 매년 발표하는 각 국 언론자유도에서 한국은 그 위상에 비해 부끄러운 수준에 머물러 있음이 드러났다"며 "2006년 31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후 39위(2007년), 47위(2008년)로 후퇴하더니 이명박 정부 하에서 급기야 69위(2009년)까지 곤두박질쳤다가 2013년 50위로 조금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언론자유도는 더 나아질 수도 있거나 더 나빠질 수도 있다"면서도 "한국 같은 권위주의 사회에 권위주의 지도자가 권력을 잡게 되고 그의 통치방식에 따라 언론자유도는 춤을 출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기조발제를 하고 있는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김창룡 교수.   ©공동취재단

이어 그는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의 "신문 없는 정부보다는 차라리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는데 조금도 망설이지 않겠다"라는 언론관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가 재임 시절 "대통령에 관한 기사는 전부 엉터리다. 그런 기사를 쓴 놈들은 다 잡아 넣어야해!"라며 격분하면서도 (그가) 미디어를 통제하거나 여론을 조작하려던 시도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대통령이 미디어를 장악하려 마음먹는다면 한국에서는 가능하다"며 "(그럴 경우) 뜻있는 기자들과 양심적인 저널리스트들은 좌절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런 현상이 결코 오래 지속될 수는 없고 반발과 저항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며 "권력을 감시하는 대신 권력과 유착되거나 권력의 시녀 노릇하는 언론이 여론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박근혜 정부를 향해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과 여론조작의 진실을 규명하고 원상회복해야 할 부채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별한 다른 제언을 할 것도 없다. 이명박 정부의 비정상적인 언론정책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바로 '방송장악'을 한 권력이 스스로 손을 떼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NCCK 인권센터 이사 박승렬 목사는 "교회는 언론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영역이 자본화되고 사적 욕망이 지배하는 사회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자본은 시민들을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는 포기한 채 생활하고 소비하는 존재로만 내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자본과 권력이 통제하는 거짓 언론들을 통한 물질의 유혹에서 우리의 영혼은 병들어가고 있다"며 "지금, 사상과 양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방치하면 머지않아 기독교는 복음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자기 정체성조차도 지켜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교회가 사상과 양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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