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수
가진수(월드미션대학교 찬양과예배학과 교수)

교회 예배 예식에서 가장 중요한 순서 중 하나가 설교다. 설교는 역사적으로 히브리 전통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1세기 기독교가 태동될 때부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약성경에서 우리는 베드로(행 2:14-21)와 바울(행 13:13-41), 스데반(행 7:46-60)의 설교를 찾을 수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설교를 통해 선포되고 전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설교를 들어왔고 지금도 듣고 있고, 앞으로도 듣게 될 것이다. 우리 대부분의 성도들은 설교의 홍수라고 할 정도의 많은 설교에 파묻혀 있으며, 지금의 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설교는 예배 속에서 늘 함께하는 동반자일 것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설교에 대해 그 비중만큼 지금보다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지금 시대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교회의 미래인 다음 세대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예배 예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설교자들은 다음 세대들이 예배에서 말씀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기도하는 마음을 항상 가져야 한다. 그동안 설교의 경우 담임목사를 비롯한 교회 지도자들의 특별한 영역으로 인식되어왔기에 변화와 갱신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예배의 관점에서 지금의 수동적인 예배를 탈피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능동적이고 참여적인 설교를 통해 예배 속에서 새롭게 회복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신약시대의 초대교회와 2-3세기 초기 기독교 시대의 설교는 지금과 같이 신학을 학습 받은 전문가가 전하는 설교의 모습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교회 공동체에서 인정받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 행하는 폭넓은 사역이었다. 당시 공동체 예배 모임에서의 설교는 말씀을 읽고 몇 마디 나눈 다음 참석한 사람들과 대화했을 뿐이다. 대화의 내용은 성경 본문과 기독교 신앙, 생활에 대한 일반적이고 비교적 쉬운 내용이었고, 질문과 답변도 자연스러운 대화였다. 이러한 평안하고도 자연스러운 격의 없는 일종의 ‘대화식 설교’는 교회가 국가적인 관심을 가지며 대중화되기 시작하는 5세기가 지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점점 교육받은 설교자가 등장하였으며 설교는 성직자화 되어갔다. 설교의 소수 엘리트화는 초대교회 대화식 설교에 종지부를 찍었으며 성경 말씀의 폭넓은 이해와 성령을 통한 다양한 하나님의 말씀 선포를 제어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렇다면 예배에서의 설교 말씀이 어떻게 회복되고 새로워져야 하는가?

우선 신학교를 나오고, 안수받고 총회의 인준을 받아야 설교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현재의 목회 시스템에서 성경적인 본래의 설교 방식과 비교하여 받아들이고 발전시킬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우리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다음 세대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예배에서의 설교를 역동적이고 반응적이며 참여적인 모습으로 갱신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성경적인 관점을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를 위해 몇 가지 발전적인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설교를 강의 형식에서 탈피하여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대부분의 한국교회 예배에서 설교 형식이 너무나도 비슷하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회 공동체 구성원이 지역과 환경, 그리고 참여자의 특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비슷하다는 것은 예배와 설교의 획일화라고 말하고 싶다. 예배는 비본질적인 면에서 참여자와 여러 환경에 따라 달라야 한다. 도시에 맞는 예배가 있고 농촌지역에 맞는 예배 형식이 있다. 연로하신 분이 많은 교회의 예배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예배와 분명 달라야 한다. 설교 또한 공동체를 충분히 고려하는 예배의 형식에 맞춰 최적화된 설교가 필요하다.

미국 교회의 경우 각각의 교회들은 서로 다른 예배의 형식이 존재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예배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 가치에 합당한 예배 구성원들이 모여 정말 마음을 다하여 기쁘게 예배드린다. 그리고 서로의 예배에 대해 존중하며, 각기 교회의 예배적 유산을 중요하고 가치 있게 여긴다. 이 부분에서 다양성이 없는 한국교회와는 많이 다른 부분이다. 설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설교에 있어 큰 교회는 변화시킬 수 있는 동력이 제한적이지만 규모가 작은 교회일수록 다양한 형식의 예배형식과 독창적인 설교 형식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소통을 중시하는 설교 방식을 제언한다면, 설교 시 서로 마주 볼 수 있게 둥그런 원형 양식을 추천하고 싶다. 아주 둥그런 원형식이 어렵다면 반원식도 좋다. 이런 형식은 소통의 시작이라 할 수 있으며, 작은 교회의 이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장점이다. 상가 교회나 100명 이하의 교회일수록 적용할 수 있기에 장점이 훨씬 크다. 이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함께 하나님께 예배드린다는 느낌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매우 큰 장점이 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 때 우리는 함께 한 곳을 바라보는 마음을 가지게 되며 말씀에 집중할 수 있다.
소통적이지 않은 설교는 말씀의 위치를 흔들리게 하는 위험한 인자다. “깊이 있는 교회(Deep Church)”의 저자 짐 벨처(Jim Belcher)는 전통적 설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통적 설교를 스피칭이라 부르는 이유는 전통적 설교가 일방통행식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계몽주의의 산물이며, 정초주의를 토대로 한다. 다시 말해, 관점과 상황을 초월하는 보편적 진리를 아는 우리 능력을 과신하는 데서 나왔다. 스피칭은 오만한 경향이 있고, 감정을 조종하고 신앙의 결과를 통제한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을 인간답지 못하게 하고 수동적이게 하며, 건강한 공동체의 발전을 해치며, 목사가 회중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신을 유일한 전문가처럼 여기게 한다고 주장한다.”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설교의 적용이 지금의 개인주의와 이기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 공동체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배 공동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예배를 최적화하고 예배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설교의 형태와 시스템을 교회의 특성에 맞게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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