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웨슬리의 생애와 신학』
도서 『웨슬리의 생애와 신학』

감리교회의 창시자이자 영국의 종교개혁가로서 현대 기독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존 웨슬리(1703~1791)의 생애와 신학을 집대성한 『웨슬리의 생애와 신학』이 발간됐다.

920쪽에 달하는 이번 책에서 저자 허천회 교수는 웨슬리 연구 자료를 선별하는 데서 출발해, 웨슬리의 생애, 감리교회의 태동과 발전, 웨슬리신학의 형성, 웨슬리신학의 확장과 한계 등을 차례로 다룬다.

저자는 18세기 '웨슬리 신학'을 '종교개혁 이후의 신학', 그리고 '현대 신학의 선구자가 된 신학'이라고 위치시킴으로써 그 역사성을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초기 종교개혁자들이 가톨릭 신학과 전통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며 등장한 것과 달리, 영국 국교회 사제였던 웨슬리는 영국 국교회의 정체성에 따라 개혁주의 신학의 전통 안에서 가톨릭 신학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국교회 신학의 문제점을 극복하려 했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 신학의 역사에 있어서 초대교회 이후 가톨릭 신학이 있고 그 이후에 종교개혁 신학이 있다면, 그 이후에는 웨슬리 신학이 있다"고 말한다.

허천회 교수
허천회 교수

또 웨슬리 신학은 현대 신학의 선구자가 되었다고. 그 예로 슐라이어마허와 바르트를 든다. 현대 신학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F. Schleiermacher, 1768~1834)는 경건주의에 바탕을 둔 경험주의 신학을 태동시켰는데, 웨슬리는 개혁주의 신학의 전통 안에서 자신의 체험을 신학화 했다는 점에서 슐라이어마허의 선구자가 되었다. 또 18세기 영국에서 교회신학이 이신론적 대세와 합류하며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를 벗어나고 있을 때 웨슬리가 철저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에 근거하는 신학을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칼 바르트(K. Barth, 1886~1968)의 그리스도 중심 신학이 형성되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이에 웨슬리 신학 공부는 "웨슬리안(Wesleyan)이 되기 위해서라기보다 기독교신학 전반을 이해하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웨슬리가 꽤 오랜 시간 저평가되다가, 근래 주류 신학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움직임에 반가움을 표한다. 웨슬리에 대한 평가는 상반돼 왔다. 즉 웨슬리는 루터나 칼빈처럼 신학적 저작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신학자로 볼 수 없다는 관점과, 웨슬리야말로 가장 성경적이고 실천적인 기독교를 실현한 위대한 신학자라는 주장이 대립해 온 것. 그러다 20세기 초부터 조지 크로프트 셀(Cell), 막시민 피에트(Piette) 등 학자들의 연구에 따라 웨슬리가 신학자가 아니라는 주장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며, 오히려 "이제는 웨슬리 신학이야말로 기독교 역사에 있어서 가장 생명력이 있는(vital), 종합적인 신학(a holistic theology)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웨슬리 신학이 '정교하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평가다. 그는 "웨슬리의 일기나 저널, 각종 신학적 저작들이 어떤 체계를 갖추고 정교하게 정립된 신학이 아니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며 "분명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신학적 논리를 제공한 것이 사실이지만, 매우 제한된 주제와 반복, 그리고 설교나 신학적 선언과도 같은 것들이 모여 재구성된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이에 웨슬리 신학이 생전에 잘 정립하고 완성한 신학인 것처럼 주장하거나, 제한된 웨슬리의 신학 체계 안에서 다양한 신학적 주제들을 모두 설명하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고.

1부에서는 웨슬리 신학 방법론과 자료에 대한 평가를 했다. 2부에서는 웨슬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형성된 신학적 배경과 부모들로부터 물려받은 비국교도적인 영향, 그리고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가정에서 실천한 경건 생활을 살폈다. 3부에서는 웨슬리의 성장기에서부터 사제 안수를 받기까지의 시기를 살핀다. 특히 웨슬리가 당시 유럽의 대세를 이루고 있었던 이신론적 영향 가운데 있던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1725년부터 성직자 안수 과정을 거쳐 영국 국교회 사제가 되기까지의 내적 갈등과 신학 수업에 대해 다뤘다.

4부에서는 조지아 선교를, 5부에서는 30대 중반에 선교지에서 돌아와 올더스게이트와 페터레인신도회에서 특별한 영적 체험을 한 것과 그에 따른 결과들을, 6부에서는 30대 후반에 야외설교에 나서면서 발생하는 문제와 그를 향한 각종 비난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웨슬리 신학의 정체성을 다룬다. 마지막 7부에서는 웨슬리 신학의 전통 안에서도 각기 다른 길을 가게 된 웨슬리안들의 다양한 선택과 18세기 영국의 웨슬리에서 19세기 아메리칸 메도디즘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고찰한다.

저자 허천회 교수는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낙스신학대학에서 신학박사(Th.D.)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동 대학 겸임교수 및 토론토 '말씀의교회' 담임목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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