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0일(현지시각)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뉴시스]

[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한중 FTA(자유무역협정)가 30개월을 끌어온 협상 끝에 최종 타결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오전 인민대회장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에 이어 두 나라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FTA 서명식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이틀째 첫 일정으로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시작하고 한·중 FTA를 포함한 양국 간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은 이날 오전 7시(현지시간) 베이징에서 통상장관 회의를 열고 막판 쟁점조율에 나서 공산품과 농수산물의 개방범위, 원산지 규정 등의 일괄합의를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우리나라는 농업 부문을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중국은 석유화학이나 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민감한 입장을 취하면서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중 FTA 타결 선언으로 양국 간 교역 규모는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양국이 이날 '실질적 타결'로 선언한 것을 감안하면 추후 세부 사항에 대한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FTA는 우리나라 최대 경제교역국이면서 13억 거대 내수시장을 지닌 중국 시장의 빗장이 풀렸다는 의미가 크다. 앞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한중 FTA가 타결되면 10년 뒤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자동차(최대 20%), 화장품(5%), 유아용 분유(5%), 석유화학제품(평균 3.9%) 등의 관세 하락으로 한국산 제품의 수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농수산업 생산은 2020년 최대 20%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우리 기업들은 중국 시장 진출 및 확대에 있어 이번 FTA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대중 수출입업체와 수출입이 없는 업체, 중국 현지진출업체 등 1212개사를 대상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우리 기업의 무역·투자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무역업체의 70%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로 중국 시장 진출과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특히 농수산분야는 이번 FTA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원대 이병오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한·중FTA 타결후 중국이 15년뒤 관세를 철폐한다고 가정할 때 국내 한우농가가 3000억원대의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기업들도 한중FTA를 환영하는 입장도 크지만 그만큼 부상하는 중국 기업과의 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 설문조사에서도 대중 수출입 기업들의 44%가 '현재 중국 시장 내 최대 경쟁자'를 '중국 로컬 기업'들을 최대 경쟁자로 꼽았으며 50.3%의 기업들은 FTA체결 이후엔 이들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고있다. 경쟁력에 있어서도 대중 수출입 업체들의 61.1%는 현시점에서 중국 기업의 품질이 우리 기업 보다 낮다고 진단했지만 5년 뒤에는 그 비율이 42.2%로 낮아지고 10년 후에는 우리와의 품질 경쟁력이 동등(41.9%)하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이날 '한중 FTA 타결임박, 경제적 효과와 업종별 영향은'이라는 보고서에서 농산물 외에 섬유·의복, 생활용품 등이 FTA체결 피해업종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우투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한국의 고가 섬유·의복업체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중저가 브랜드나 국내 SPA 브랜드는 가격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며 "가구 생활용품의 경우 이미 중국산 제품의 국내 수입이 많지만 중국산 저가 가구·생활용품의 수입이 추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중 양국은 이번 FTA에서 쌀은 완전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농수산 개방 수준은 최대한 낮췄다"며 "농수산물은 품목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역대 FTA 중 최저수준 개방하기로 합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FTA피해 우려와 관련 우선 농업경영인의 소득 및 경영위험 관리장치를 확충하고 영세·고령농가의 생활안정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밭직불금 확대 ▲수입보장보험 도입 ▲농지연금 활성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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