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교수는 "규모가 적은 대상을 위한 교육은 보다 대화적이고 쌍방적이며 공동체적인 구조가 적합할 것이다"고 말했다.   ©기독일보 DB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내년 한국교회를 크게 강타하는 파도는 '저출산 고령화'의 파도일 것이라며 '다음 세대'에 대한 교육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청된다'고 기독교 교육학자가 제언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명용 박사) 세교협 국제회의장에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2015 교회교육 디자인 컨퍼런스가 '교회 교육의 새로운 대안, 교회-가정-학업을 연계하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2015년 교회전망 및 기독교교육'을 주제로 강의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박상진 소장(장신대 교수)은 "한국교회라고 하는 선박에 부딪히는 파도의 정체는 무엇인가? 여러가지 파도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데 가장 강력하게 한국교회를 강타하고 있는 파도가 있다면 저출산, 고령화의 파도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1980년대부터 교회학교 학생수의 감소 현상이 시작되었으며, 이러한 감소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농어촌의 교회들은 물론 도시의 많은 교회들도 중고등부가 없는 교회들이 늘어가고 있다. 교회학교의 특정 부서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전체 교회학교가 폐교되듯이 문을 닫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고 했다.

덧붙여 "저출산, 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유소년 인구의 감소는 교회학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교회학교 학생수의 감소는 인구 감소라고 하는 요인 이외에도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지만 가장 강력한 요인은 '전체 유소년 인구의 감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박상진 교수는 구체적으로 "1970년의 출산율이 4.53명인 것이 1983년에 인구대체 수준인 2.1명로 감소하였고, 그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1990년에는 1.60명, 2000년에는 1.47명, 그리고 2009년에는 1.1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전하며 "고령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 노인 인구의 비율은 38.2%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2017년에 생산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2018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14%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며, 2019년에는 총인구가 감소하게 되는 등 심각한 인구변화가 초래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덧붙여 박 교수는 "교인들의 인구분포가 1960년대의 피라미드 구조에서 서서히 역피라미드 구조로 변화해 가고 있다"며 "자라나는 세대와 젊은이가 사라지고 노인들이 주종을 이루는 교회가 됨으로써 교회의 역동성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박상진 교수는 "2015년의 한국교회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다음세대'가 될 것이다"며 "그러나 과거의 교회성장 또는 교회학교 성장이라는 환상을 갖고, 그 패러다임을 그대로 가진 채 교회학교를 부흥시키려는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회학교를 살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 한명 한명을 살려야 한다"며 "오늘날의 교회학교의 위기는 교회교육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가 됐을 때 기존의 교회학교 패러다임의 한계로 첫째는 발달단계를 기본으로 한 학년별 구성이 일부 중, 대형교회 외에는 더 이상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구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는 교회가 고령화가 되면서 자라나는 세대의 교육은 물론 노인교육까지 전 세대에 이르는 교육이 중요해짐을 들었고, 셋째로는 현재의 교회학교 체계는 대중을 전제로 한 일방적인 교육체계로 교회의 자라나는 세대의 숫자가 증가하는 상황에 적합한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규모가 적은 대상을 위한 교육은 보다 대화적이고 쌍방적이며 공동체적인 구조가 적합할 것이다"고 전했다. 

여기에 박상진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와 관련 없이 현재 주일학교 또는 교회학교가 지닌 '학교성'은 중요한 논쟁의 주제로 기독교교육학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며 '교회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5가지를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교회교육의 성격도 많은 수의 학생들을 앞에 두고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형태가 아닌 관계를 강조하는 구조로의 변화가 요청된다"며 "사실 기독교 신앙은 강의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서 형성된다. 교회교육에 있어서는 명강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의 관계이다. 전통적인 '학교식' 교육형태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용이한 구조였지만 신앙을 형성하고 삶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오늘날 인터넷만을 대하며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아이들, 가정에서조차 부모와의 대화가 상실되어 가고 있는 아이들, 그들의 내면에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갈구가 있다"며 "교회교육은 이러한 관계성으로 사랑으로 마음 문을 열어 복음을 소개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의 인격적인 관계야말로'인격적인 하나님'을 알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통로이다. 인격적으로 존재한다. 교회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것을 가르치느냐보다 얼마나 깊은 관계를 맺느냐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회교육은 학교식 체제보다는 공동체적인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교사 1인이 많은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식 구조보다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의 나눔이 가능한 구조로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박상진 교수는 "웨스트호프는 기독교교육의 자리를 학교 교실로부터 신앙공동체로 옮길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신앙공동체 안에 참여함을 통해 한 인간이 공동체 안에서 문화를 내면화 하듯이 일종의 문화로서의 신앙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며 웨스트호프가 말한 신앙공동체의 특성을 소개했다.

첫째는 '공통적인 기억 혹은 전승, 곧 삶에 대한 공통의 이해와 삶의 방식, 그리고 공통의 목적과 의지의 공유', 둘째는 '신앙공동체는 상호작용을 유지할 수 있는 소규모이어야 한다는 점', 셋째는 '신앙공동체는 세 세대(generations)의 사람들이 함께 존재하고 그 사이에서 상호작용이 있어야 하고 다양한 은사를 지닌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덧붙여 박상진 교수는 "웨스트호프는 이러한 신앙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의식(ritual), 경험(experience), 그리고 활동들(activities)을 기독교교육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터전으로 보았으며, 이를 통해 신앙이 형성되어 간다고 본 것이다"며 "종교개혁 이후 근대시대에는 '말씀신학'이 중심이 되고'설교'의 중요성이 부각되었지만, 상대적으로 덜 강조되어온 성례전이나 공동체의 여러 종교의식의 중요성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고 역설했다.

다음으로 박상진 교수는 "새로운 교회교육은 보다 학생들의 참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구조가 요청된다. 복음은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기에 참여적 성격을 지녀야 한다"며 "신앙적 앎은 스스로 참여하여 경험할때 비로소 획득되어지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의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경험하고 참여하여 온 몸으로 체험하는 신앙교육이며, 청각이나 시각만을 사용하는 교육이 아니라 오감을 활용하는 교육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기도에 관해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기도하는 교육이며, 전도에 대해서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전도에 참여하고 경험하는 교육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이러한 참여적 교육방법은 포스트모던 시대에 걸맞는 교육방법이기도 하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사람들은 매우 적극적인 참여의 성격을 갖는다"며 "그들은 자신이 참여할 수 없는 것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박상진 교수는 '교회와 가정의 연계', '신앙과 학업의 연계'로의 변화가 요청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교회와 가정의 연계를 통한 전인교육의 추구'를 강조하며 "복음적 앎이 아니라 복음적 삶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주일 아침 분반공부만으로는 불충분하다. 6일 동안의 삶과 연결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가정과 연계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성경 구절 잠언 1장 7절'여호와를 경외하는것이 지식의 근본'이라는 말씀을 언급하며 "저는 이것이 너무나 중요한 교육학적인 원리이기 때문에 이를'여경지근의 원리'라고 표현한다"며 "신앙과 태도, 그리고 학업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여경지근의 원리는 바로 이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상진 교수는 "신앙과 태도가 형성되지 않은 채, 학업 성적만을 올리려는 노력은 지혜롭지 못하다. 왜냐하면 기본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곧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며 여기에 신앙과 학업을 연계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교회가 기독교(대안)학교를 설립하는 방법 외에도 방과후 학교, 주말학교 형태로 연계를 시도할 수 있고, 학업과 진로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확립하도록 하는 단기교육도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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