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집단 카이로스 포럼이 '공공의 적, 공공의 신' 주제로 2일 진행됐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제3회 연구집단 카이로스 포럼이 '공공의 적, 공공의 신'이라는 주제로 2일 서강대 다산관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대기독연구원 최경환 연구원은 '하버마스의 공론장 개념과 공공신학'을 주제로 발제하며 먼저 "공론장의 발생과정에 대한 하버마스의 역사적이고 경험적인 연구는 비판적이고 규범적인 차원으로 확장되어 공론장에서 도출된 공론이 어떻게 정치적인 세력으로 집결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그는 당시에 존재했던 공론장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했고, 공론장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을 제한된 정치공동체의 동료들로 간주함으로 다양한 시민들의 의지를 충부하게 고려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론장은 본래 이기주의나 개인주의에 반해서 모든 사람들이 차별 없이 접근 가능한 공동의 공간을 만들자는 것인데, 실제로는 특정한 집단의 폐쇄적인 공공성을 가정하고선 소수자를 배려하는 공간권력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공론장은 다양한 환경과 상황 가운데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무시당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의사소통 합리성'이라는 범주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까지 감싸 안을 수 있는 유연하고도 넉넉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공론장의 중요한 정치적 가치는 바로 '배제에 대한 저항'이다"고 강조했다.

▲ 발제하고 있는 현대기독연구원 최경환(사진 왼쪽) 연구원.   ©오상아 기자

최경환 연구원은 프레이저가 대항적인 공론장의 역사를 추적하면서 소개한 브룩스-히긴보탐(Brooks- Higginbotham)의 연구를 언급하며 "그녀는 1880년부터 1920년까지 미국에서 흑인 여성들이 자신의 공론장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분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브룩스-히긴보탐에 의하면 그 시기에 흑인들은 투표권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백인들로부터 배제를 당했다"며 "그래서 그들은 하나의 대안적인 공간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흑인교회였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어 "공론장에서 철저하게 배제된 흑인들은 교회에서 그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었고, 다양한 목소리를 서로 나눌 수 있었다"며 "암울했던 미국의 공론장의 역사에서 교회가 한 줄기 희망을 제공했고, 흑인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발제를 이어간 최경환 연구원은 "공공신학은 구체적인 장소에서 다른 모습으로 자신을 새롭게 드러내시는 하나님을 중심으로 신학을 구성해야 한다"며 "이 계시는 바로 시간과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구체적인 현실이고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교회를 통해 가시화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또 "교회는 사회 속에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사명을 위해 공간을 새롭게 창조해내고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교회는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자기자신을 넘어 세상을 자신과 화해시키고 하나님의 은총(선물)을 세상에 증언하는 장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어진 발제에서는 '광장에 선 호모포비아?: 후기 세속사회 공론장에서의 공공성 투쟁'(김현준 카이로스 대표/김현준 카이로스 연구원), '개신교의 동성애 논쟁: 적대적/우호적 집단의 감정과 의례'(정원희 인제대 스트레스연구소 연구원)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한 발표가 있었고, 토론자로는 이시윤(서강대 사회학 박사과정수료), 돌몽(무지개행동이반스쿨 활동가), 김한나 (카이로스 연구원) 씨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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