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YMCA전국연맹에서 열린 '팔레스타인-한반도 평화 신학세미나' 모습.   ©이동윤 기자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격과 지상공격으로 유혈사태가 발생하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강경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고착 상태에 대해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네크워크'는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국YMCA전국연맹에서 '팔레스타인-한반도 평화 신학세미나'을 열고, 팔레스타인 시민들을 향해 살상 공격을 멈출 것과 양쪽의 유혈충돌 종식을 촉구했다.

'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한국 기독교 평화운동의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남부원 사무총장(한국YMCA전국연맹)의 사회로, 박성원 대표(오이코스생명물결)와 김용복 박사(전 한일장신대 총장)가 각각 주제발표를, 이윤희 사무국장(한국YMCA 생명평화센터)은 제안발표를 했다.

왼쪽부터 남부원(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김용복 박사(전 한일장신대 총장), 박성원 박사(오이코스생명물결 대표).   ©이동윤 기자

박성원 대표는 '제국들의 지구정치와 팔레스타인'이라는 발제를 통해 "팔레스타인 문제는 한반도 문제와 마찬가지로 아주 난해한 문제"라며 "이번 사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지만, 죽어나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민중들"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원인 제공자들의 '결자해지'"라며 "식민주의의 구조 속에서 오늘의 구조를 만들고 신식민주의의 선상에서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후원해온 서방 제국들이 문제해결을 시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팔레스타인 문제의 해결에 나서라는 것은 그들에게 자비를 구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에게 정의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연합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제대로 정의를 세울 때 근본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국제사회가 세계 시민사회의 힘을 결집해 압박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이스라엘을 압박함과 동시에 미국과 유럽연합을 함께 압박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유엔은 제국의 시녀가 된지 오래여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하지도 않는다"며 "국제연대를 통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세계 시민운동의 힘이 결집돼야 하고, 세계사회포럼 같은 운동들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표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도 에큐메니칼 입장과 합당한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문제 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 분쟁지역의 표면적 현상을 넘어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에큐메니칼 운동이 더 신학적이고 심오한 접근으로 '제국' 문제를 신앙고백적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런 차원에서이번 WCC 중앙위원회가 낸 팔레스타인 성명서는 지극히 미시적이며 취약한 입장"이라며 "교회와 WCC 등 기성교회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는, 교회의 예언 운동이 세계정의, 세계평화, 세계생명운동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복 박사는 '절망의 늪에서 희망의 효모를 일구는 팔레스타인 민족을 생각하며'라는 제하의 발제에서 "팔레스타인 특히 가자 지역에서 진행되는 학살사태에 대해 학습해야 한다"며 "팔레스타인 민족과 우리 민족의 역사는 지정학적인 닮은꼴일 뿐 아니라, 민족해방과 통일 및 세계평화운동이라는 차원에서 긴밀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의 정책은 인구 분산정책과 더불어 민족 공동체를 분단하고 합병하는 정략"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과 구체적 역사는 영토분할정책이 아니라 영토합병정책으로, 이것은 팔레스타인 민족의 정치적 정체성을 부정하려는 저의를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탈냉전시대에 서아시아 아랍세계와 혼돈의 지정학 속의 팔레스타인 민족은 이스라엘의 강력한 합병과 분리체제정책의 감행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지정학적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민족이 정의와 평화, 상생을 위한 해방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현 문명에 대한 근원적인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전쟁을 위한 생산체제는 거부해야 하며 ▲국가기관이나 국가연합기관에게 전쟁을 실행할 권리가 없으며 ▲팔레스타인 민족의 수난을 함께 나누며 생명평화의 지구적 연대를 엮어가야 하며 ▲모든 어린이와 젊은이들을 평화 창조자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윤희 국장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를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제안'을 발표하며, "이스라엘에 국제법과 인권에 대한 근본 원칙의 책임을 묻고 현재 확대되고 있는 대학살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국장은 ▲한국교계의 BDS(보이콧, 투자철회 및 제재조치) 참여 촉구 ▲가자지구 복구 지원과 팔레스타인 어린이 수감자 지원을 위한 모금 캠페인 전개 및 팔레스타인 어린이 친구모임 등 조직 ▲이스라엘 중심의 성진순례에서 평화를 만들어가는 대안성지순례 캠페인 추진 ▲팔레스타인의 평화협력을 위한 신학교류 및 청년리더십 육성 등을 제안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팔레스타인 #이스라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