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연내타결 노력을 합의한 가운데 첫 통상담당자간 FTA 협상이 14일 시작됐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과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급)은 이날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중FTA 수석대표단 회의에서 사전 회의를 열어 이번 12차 협상의 의제를 조율했다. 전해진바에 따르면 정상회담 분위기와 달리 이번 실무회의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았다는게 현장의 분위기다. 한국은 철강·석유화학 등 제조업과 공산품 시장을 요구하고 있고, 중국은 농수산물을 개방 품목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어느 한 쪽도 좀처럼 양보하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FTA 연내 타결을 중국이 더 원하고 있어 협상시한에 구애받지 않는 우리나라가 협상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농산물을 민감품목에 넣고 열지 않는 원칙 하에 협상에 임하고 있다. 중국 또한 석유화학 철강, 기계 등을 민감품목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실무진은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본격적인 협상에 임한다.

14일 오후 대구 북구 산격대교 옆 노상에서 '한중FTA 12차 협상'에 반대하는 '전국농축산인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농민들이 '한중FTA'가 적힌 대형얼음을 망치로 부수고 있다.

한편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농민단체의 시위가 이어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업인 4천여명은 이날 오후 협상이 진행중인 대구 엑스코 인근에서 전국 농축산인 결의대회를 열고 한중FTA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값싼 노동력과 생산비로 무장한 중국과 FTA를 체결하면 비교열위에 있는 우리 농업과 농촌에 끼칠 악영향은 막대하다"며 "지금도 중국 농산물 때문에 국내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데 농업과 농촌, 식량주권의 총체적 붕괴를 초래하는 한·중 FTA를 체결하려 하고 있다"고 정부를 성토했다.

그러면서 "협상에서 개방 품목을 늘리고 일부 고관세 밭작물마저 개방 대상으로 바뀔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다"며 "농산물 가격이 폭락한 상황에서 정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도 한중FTA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만 경제부는 한·중 FTA가 대만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이 FTA가 발효되면 대만 공업 생산품의 4분의 1에 가까운 24.7%가 엄중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현지 언론 등이 11일 전했다.

업종별로는 철강, 공작기계, 자동차, 디스플레이 패널, 석유화학, 섬유, 유리 등의 중국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측됐고 이중 패널과 공작기계 부문은 관세율 차이 등의 영향으로 중국 시장을 한국에 완전히 잠식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대만경제부는 관련 피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86억 달러(약 39조 2천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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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