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코레일 사장. 그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2번이나 왕복하고, 독일에서 유학한 '철도전문가'이다.   ©뉴시스

최연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과 코레일 실무진 5명이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철도협력기구사장단 회의 참석을 위한 방북을 정부가 승인했다. 이명박 정부 이후 공공기관 사장의 첫 방문이라는 점에서 철도 부문을 시작으로 남북관계의 물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20일 오후, 통일부는 이같은 내용을 밝히며 최연혜 사장일행이 오는 22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또한 지난 3월 한국이 옵서버 격인 제휴회원 가입할 당시 최 사장에게 평양에서 진행되는 정례회의에 참석할 것을 요청한 바 있으며, 코레일 또한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통일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왔다. 통일부의 승인 배경도 코레일이 가입된 국제기구 주관 회의라는 점이 작용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 러시아와 공동으로 나진항을 동북아 물류거점으로 건설하는 '나진-하산 협력사업'에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바가 있어, 이번 방북은 단순히 국제회의 참석을 넘어, 철도 협력을 연결고리로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시동을 걸고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코레일 측은 이번 회의 참석을 계기로 나진-하산 협력사업에 대해 각국에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제기되는 개성-신의주 간 고속철도 사업과 관련한 논의도 예상된다.

최연혜 사장 또한 국내에서 손꼽히는 '철도전문가'에다가 남·북철도를 러시아 및 중국 철도와 연결할 때의 기술적 문제점 및 해결 방안, 남·북 철도 복원의 파급 효과 등에 정통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1956년 설립된 국제철도협력기구는 폴란드 바르샤바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당시 주로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현재 러시아, 중국, 북한을 포함한 27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통일부의 이같은 방북에는 한미연합훈련 종료가 임박한 국내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월부터 실시한 한미연합군사훈련 기간, 노동미사일을 비롯한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구상'인 드레스덴 구상에도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하지만 작년 한미 연합훈련 이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부대 방문을 통한 '강공모드'에서 경제현장을 시찰하는 '경제우선모드'로 전환한 바 있어 이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일환인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위해서도 국제철도협력기구는 중요하다. 사회주의권 철도기관들의 회의체인데다가 '나진-하산 공동사업'이 박 대통령의 구상의 일환 중 하나로 추진되는 점이다.

코레일은 현대상선, 포스코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사업 참여를 추진해왔다. 정부 이 사업을 5·24조치의 예외로 분류해 적극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다만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회의에 참석할 경우, 통상 방북을 승인해왔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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