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감독   ©뉴시스

올 시즌 준우승을 일궈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진욱(53·사진)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이에 고양 원더스 김성근(71)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 김인식(66) 기술위원장이 "국내 야구가 현장 중심이 아닌 '프런트 야구'를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유감을 표했다.

27일 김성근 감독은 "올해는 감독 교체 없이 넘어가나 했는데 결국 한 명이 옷을 벗었다. 안타깝다"고 말한 뒤 "최근 야구단에서는 현장보다 프런트의 생각을 더 중시하는 것 같다. 이번 사건도 그렇다"라고 논했다.

김인식 위원장도 "자세한 내막을 몰라 얘기하기 껄끄러운 부분이 있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준우승을 한 감독을 이렇게 급하게 내보내는 건 당황스러운 일이다. 힘의 균형이 현장보다 프런트 쪽으로 기우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1984년 두산 전신인 OB 사령탑에 올라 1988년까지 다섯 시즌 동안 네 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김인식 위원장은 1995년 OB 지휘봉을 잡아 2003년까지 아홉 시즌을 소화하며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1995년·2001년)을 일궈냈다.

두 야구인은 "당시와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현장의 입지가 좁아지는 느낌이다"라고 같은 의견을 냈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김진욱 감독의 경질을 '프런트 야구의 강화'로 분석하고 있다.

1991년부터 두산 프런트로 일해 온 김승영 사장과 야구인 출신의 김태룡 단장은 수차례 '장기적으로 팀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강한 프런트가 필요하다'는 철학을 드러냈다.

2013년 시즌 종료 뒤 두산은 이종욱·손시헌·최준석 등 팀 내 자유계약선수(FA)의 잔류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지난해 두산 4번타자로 뛰던 윤석민을 넥센으로 보내는 등 대대적인 선수단 재구성에 돌입했다.

김성근 감독은 "장기적으로 팀을 키우기 위해 프런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좋은 지도자를 영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감독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감독들도 준비를 철저히 해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확실한 시나리오가 있어야 현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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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감독경질